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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건물. "독단적 의사결정! 그로인한 재정위기! 총장은 책임져라!"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건물. "독단적 의사결정! 그로인한 재정위기! 총장은 책임져라!"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화난사람들포스트
 
포털 검색창에 '명지대'를 치면 바로 아래에 '명지대 파산'이 연관 검색어로 따라 나옵니다. 무슨 일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지대학교가 현재 파산선고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명지대학교의 파산설이 도는 것은, 명지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명지학원이 파산 위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무리한 수익 사업을 벌이다가 실패한 여파입니다.

2004년, 명지학원은 명지건설과 손잡고 수익성 사업의 일환으로 실버타운 분양사업을 벌였다가 약속한 골프장을 짓지 못해 소송을 당했습니다. 분양 피해자들은 2013년 소송에서 이겨 약 192억 원의 배상판결을 받아냈지만 손해배상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배상금을 받지 못한 분양 피해자들은 명지학원을 상대로 파산신청을 냈고, 명지학원은 회생절차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8일, 좀비보다 무서운 회생절차 중단 소식이 들려옵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8부가 명지학원에 대한회생절차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에서였는데요. 학생들은 무슨 이유로 회생계획안이 폐지되었는지조차 모릅니다. 회생계획안을 학생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학교는 "걱정말라"고 하지만, 학생들은 불안하고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동소송 커뮤니티 '화난사람들'에도 화난 학생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5일, '일단모여' 커뮤니티에 개설된 "명지학원의 방만한 경영 등으로 인한 명지 구성원들의 피해" 모임이 화나요 449개를 달성했습니다.
 
 공동소송 커뮤니티 '화난사람들' 웹사이트에 개설된 "명지학원의 방만한 경영 등으로 인한 명지 구성원들의 피해" 일단모여 갈무리
공동소송 커뮤니티 '화난사람들' 웹사이트에 개설된 "명지학원의 방만한 경영 등으로 인한 명지 구성원들의 피해" 일단모여 갈무리 ⓒ 화난사람들포스트
 
화난사람들의 일단모여는?
사회 문제에 분노하는 이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모임방별로 '화나요'가 100개 넘게 모이면, 자동으로 언론에 제보메일과 변호사알림메일이 발송됩니다. 덕분에 문제의 공론화와 법적해결방법 찾기가 쉬워집니다  

이에 화난사람들 에디터가 나서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제49대 총학생회 정진'의 엄세빈 총학생회장, 김세흔 권리정책국 국장을 만나봤습니다. 

- 명지학원의 파산신청 이슈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새 명지대학교 분위기는 좀 어떤가요? 
"아무래도 신입생들이 많이 불안해하죠. 입학하자마자 처음 들은 소식이 법원의 회생절차 중단 소식이니까요. 학사일정은 진행되고 있으나, 재단의 재정적 지원 없이 학생들의 등록금과 외부 발전기금으로 학교가 운영되는 상황이에요. 

저희 총학생회에서 지난 11일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와 자연캠퍼스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총 응답자 3311명 중 3246명(98%)이 '명지학원의 경영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어요. 절대 다수의 학생들이 학교의 파산 논란으로 '모교의 미래에 대한 걱정(3064명)'과 '학교 운영에 대한 불안감(3045명)', '학습권 침해(1282명)'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명지대학교 총학생회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명지대학교 총학생회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총학생회 제공

- 명지학원은 "당장 파산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다. 교육부와 협의해 추후 회생절차를 재신청할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어요. 이런 명지학원의 대응에 대해서 학생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신뢰할 수 없죠. 이미 유병진 총장과 명지학원 이사회는 몇 년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2021년에 명지학원 사무국장이 회생계획안을 공유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겠다고 말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어요. 반 년이 넘게 흐른 어제(2월 17일)에야 처음으로 회생계획안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듣지 못했고요. 그동안 회생계획안을 공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채권자들의 개인정보 때문"이라고 설명하는데, 저희는 터무니 없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2019년 당시 명지학원 이사진은 관선이사를 도입하라는 교육부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이사진이 재정 관리를 부실하게 했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임시로 이사회에 이사를 파견하겠다는 것인데요. 교육부에서는 명지학원이 관선이사제를 도입하면 정원 감축 행정처분을 철회하겠다고 했지만 (명지학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명지학원 이사회 전원 임원취임승인취소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서울행정법원 2020구합57899 임원취임승인취소처분취소 건). -에디터 주)

유병진 명지대학교 총장 역시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2019년 총학생회와의 면담에서 확약서를 작성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제대로 된 이행은 없었습니다. 유 총장이 확약서에서 '추후 대학교 경영 및 운영상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시 총장으로서 일체 책임을 질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약속하고 서명한 만큼, 현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9년 명지대학교 유병진 총장이 총학생회와의 면담에서 서명한 확약서
2019년 명지대학교 유병진 총장이 총학생회와의 면담에서 서명한 확약서 ⓒ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총학생회 제공
 
- 교육부는 "파산하더라도 2~4년 정도는 추가로 학사 운영이 가능하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무책임하죠. 현 상황에 대한 문제해결을 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여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명지대학교가 독립적인 교육체로 존립할 수도 있겠지만, 한시적인 대안이라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 그렇다면 학생들이 명지학원과 명지대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법인의 실수를 학생들이 책임지는 구조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가장 큰 바람입니다. 현재 명지대학교의 위기는 명지학원 재단 임원들의 경영 실패의 결과입니다. 명지학원 재단 이사진은 현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반드시 물러나야 하고, 총장도 약속을 지키지 못한 만큼 사퇴해야 합니다(*명지대학교 학생들은 몇 년째 총장직선제를 주장하고 있다. - 에디터 주).

당장의 명지대학교 정상화를 위해서는, 명지학원이 회생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학생들에게 회생계획안을 공유하고 학교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기여자를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내에 걸린 현수막. "불신에 묻힌 명지, 깨어나라. #총장직선제도입 #관선이사제도입"이라고 쓰여 있다.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내에 걸린 현수막. "불신에 묻힌 명지, 깨어나라. #총장직선제도입 #관선이사제도입"이라고 쓰여 있다. ⓒ 화난사람들포스트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집단소송위원회 출범을 준비 중입니다. 명지학원 재단의 비리를 낱낱이 고발하고, 학생들의 요구안을 관철시킬 법적 대응을 하고자 합니다." 

김세흔 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총학생회 권리정책국 국장은 공동소송 커뮤니티 '화난사람들'을 찾은 이유도 법률 대응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명지대학교 학생들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공동소송의 쟁점과 가능성에 대해 변호사에게 문의해보았습니다.

안경재 변호사는 "학교법인을 운영하는 이사회 구성원 및 관련자들이 교비를 유용하여 학교법인에 손해를 끼쳤다면 업무상 배임죄 내지 업무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고, 학생들은 이들을 형사상 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어 안 변호사는 명지학원이 학교법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특수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따르면 교비는 "학교 교육에 직접 필요한 경비"로 제한되므로, 이사회 구성원 및 관련자들이 그 외의 용도로 교비를 사용했다면 업무상 배임죄 내지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범죄행위가 있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명지학원의 회계 내역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명지학원 의 방만한 경영 등올 인한 명지 구성원들의 피해" 모임은 공동소송 커뮤니티 '화난사람들 일단모여'에서 가입 및 화나요 참여 가능합니다.

덧붙이는 글 | 화난사람들 웹사이트www.angrypeople.co.kr에도 실렸습니다.


#명지대 파산#명지학원#회생절차 중단#회생계획안 폐지#명지대학교 인문캠퍼스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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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일상을 지키는 화난사람들, 에디터 예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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