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아래 사교육걱정)이 위촉한 100인 국민평가단의 12대 교육공약 평가 결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모든 지표에서 '매우 미흡' 이하 평가를 받았다. 반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모두 '적절' 이상 평가를 받았다.
사교육걱정은 24일, 주요 대선 후보들이 '책임·공정·행복교육을 위한 12대 공약'을 얼마나 수용했는지 따져보기 위해 실시한 '20대 대선 국민 100인 현장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사교육걱정이 제시한 12개 공약수용 여부 등을 잣대로 '매우 적절', '적절', '미흡', '매우 미흡', '전혀 반영 안 함' 등 5개의 척도로 진행했다.
앞서 사교육걱정은 지난 17일 100인 평가단이 참석한 가운데 여야 후보들에게 받은 교육정책 답변서와 교육공약을 놓고 집담회를 진행했다.
100인 평가단 평가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유아교육-보육 통합', '국공립어린이집 비중 상향' 등의 이유로 '영유아 교육체제 개편' 지표에서 '매우 적절'을 받았다. 또한 '자율형사립고 폐지 등 고교체제 개선', '해로운 사교육 근절' 지표 등 9개 지표에서 '적절' 평가를 얻었다. 하지만 '교원평가 내실화 등 교사 전문성 신장'과 '교육불평등 해소' 등 2개 지표에서는 '미흡'으로 평가됐다.
100인 평가단은 이 후보에 대해 "'교사 전문성 신장'과 '교육불평등 해소' 관련 공약을 제외하고 모든 영역에서 경쟁교육 고통을 해결하는데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특히 영유아의 과잉교육을 방지하고 놀 권리를 보장하며 영유아 보육과 교육체제의 질을 높이기 위한 공약은 매우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후보는 '학교책임교육 강화', '교육불평등 해소' 등 4개 지표에서 '매우 미흡', '고교체제 개선' 등 8개 지표에서는 '전혀 반영 안함' 평가를 받았다.
100인 평가단은 윤 후보에 대해 "경쟁교육 고통 해결과 관련해서 공약들이 전반적으로 부실하고 문제에 대한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면서 "특히 '고교체제 개선'과 '대학서열 해소 방안'과 관련해서는 문제인식에서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평가단은 "고교 서열과 대학서열 해소 문제 등에 대해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것을 고려할 때 국민평가단의 '(전혀) 반영 안함' 평가는 매우 적확해보인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대학 서열 해소' 등 5개 지표에서 '매우 적절' 판정을 받았다. '출신학교 차별금지법 제정' 등 7개 지표에서도 '적절' 평가를 받았다. 12개 지표 모두 '적절' 이상의 후한 평가를 받은 것이다.
100인 평가단은 심 후보에 대해 "전반적으로 경쟁교육 고통을 치료하기 위한 단계적이고 적절한 공약들이 제시됐다"면서 "고등학교 전과목 성취평가제, 수능 절대평가 과목 확대 등의 단기적 방안과 수능자격고사 전환 등의 중장기적 방안이 정책의 정합성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 정책대안연구소장은 "대선 후보들의 교육공약에 대한 100인 평가단의 총평은 '경쟁교육 고통으로 인한 치명적인 상처를 즉시 치료할 처방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경쟁교육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경쟁을 요구하는 현행 대입제도 개선', '대학서열과 임금격차' 문제를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설계도와 시공 능력을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