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사교육비가 역대급 3관왕을 달성했습니다. 11일 통계청과 교육부가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요 수치는 모두 나쁩니다.
사교육비 총액은 23조 4158억 원입니다. 통계 작성 이래로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역대급 사교육비를 기록했다는 뜻입니다. 초등학교는 10조 5279억 원, 중학교는 6조 3480억 원, 고등학교는 6조 5399억 원입니다.
사교육비 총액은 학생수 영향을 받습니다. 학생이 늘어나거나 줄어도 총액은 변화합니다. 그래서 더욱 정확한 수치는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입니다.
2021년은 36만 7천 원입니다. 사교육비 조사가 2007년부터 이루어졌는데, 그중 최고치입니다. 2019년에 처음으로 30만 원을 돌파했고, 이번에 그것마저도 넘었습니다.
초등학교는 32만 8천 원, 중학교는 39만 2천 원, 고등학교는 41만 9천 원입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학원 다니지 않는 학생도 포함합니다. 그래서 참여 학생 통계가 따로 있습니다. 예컨대 고등학생은 64만 9천 원입니다.
사교육비 증감률도 역대급입니다. 21.5% 증가하여 조사 이래 최고치입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 6.2%, 2018년 7.0%, 2019년 10.4%에 이어 2021년 21.5% 등 우상향입니다. 코로나19로 주춤한 2020년만 빼고 사교육비가 매년 크게 뛰었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총액, 학생 1인당 금액, 증가율 모두 최고치입니다. 감염병에도 사교육비가 역대급 3관왕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계속 나빠졌습니다.
사교육비는 불확실성, 불안, 경쟁 있는 곳에서 커집니다. 문재인 정부는 3년차까지 매년 대입제도를 손봤습니다. 불확실성과 불안이 있다 보니 학원을 찾게 됩니다. 대입제도는 정시 확대로 귀결됩니다. 돈과 사교육의 힘이 강하게 작동하는 제도입니다. 강남과 부자에게 유리하기도 합니다. 사교육비 증가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재작년 2020년과 지난해 2021년은 코로나19가 있던 해입니다. 첫 해에는 방역지침에 따라 학원 영업제한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런 공급 요인으로 사교육비가 2020년 감소했다가 2021년 증가하는 모양새를 보입니다.
수요 측면도 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에도 수능을 정상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각종 행재정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학교는 한반 20명을 안 해도, 수능 시험실은 24명 했습니다. 시험장과 감독인원 확보, 확진자 관리 등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수능은 코로나 이전처럼 치러졌습니다. 감염병에도 수능 등 대입 경쟁은 여전하다는 신호가 되었습니다. 입시는 여전하지만, 띄엄띄엄 등교로 학교에 가지 않습니다. 학습결손 현상도 보입니다. 입시 대비와 공부 보충은 가정의 몫이 되었습니다. 학원으로 향하고 과외를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당국이 입시만큼은 정상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점은 충분히 공감되나, 결과적으로 사교육비 증가 등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작년 하반기부터 추진했지만 3~5월과 7~9월 조사된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새 정부는 정시 확대가 공약입니다. 사교육 수요를 자극할 우려가 있습니다. 수요 해소에 임할지, 서울런 같은 대체재 활용이나 학원물가 관리 등 공급측면 조치에 치중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외고 자사고 존속으로 고입 사교육도 염려됩니다.
한편, 이번 사교육비 발표는 대선 이후에 이루어졌습니다. 정책 실패로 보일만한 수치인데, 투표일 지나 공개되었습니다. 그것도 불리한 수치 발표할 때 흔히 배치하는 금요일입니다. 여러모로 씁쓸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금쓴이는 정의당 정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