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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문인협회, 경남작가회의는 3월 2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규탄 집회’를 열었다.
경남문인협회, 경남작가회의는 3월 2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규탄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경남문인협회, 경남작가회의는 3월 2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규탄 집회’를 열었다.
경남문인협회, 경남작가회의는 3월 2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규탄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지역 문학인 자존심 짓밟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을 규탄한다."

경남지역 문학인(작가)들이 이같이 외쳤다. 경남문인협회(회장 이달균)와 경남작가회의(회장 박덕선)가 2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규탄 집회'를 연 것이다.

문인들이 야외에 모여, 그것도 지역 문협과 작가회의가 함께 집회를 열기는 처음으로 알려졌다. 집회에는 원로 문인들을 포함해 1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인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최근에 발표한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의 창작지원금 공모 심사 결과 때문이다. 이번 공모에는 지역 문학단체‧개인 67건이 선정됐다. 그런데 문학 관련 공모 심사위원에 지역문인들이 배제됐다는 것이다. 심사위원은 부산‧전남‧대구지역 문인들이 대부분이다.

문인들은 입장문을 통해 "경남 문인을 위한 창작지원금인데 정작 그 대상자인 경남의 문인은 단 한 사람도 위촉되지 않아 경남문인들의 자존감에 크나큰 상처를 주었다"며 "심지어 점자도서관 직원이 문인을 평가하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처사는 그 한계를 한참 벗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어처구니없는 일은 문학부문 창작지원금 심사위원을 위촉하면서 경남문인을 완전히 배제시킨 채 자격이 의심되는 사람들과 경남지역 예술 동향을 전혀 알지 못하는 타지역 인사들로만 심사위원을 구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남문인을 위한 지원사업 심사에 경남문인이 참여하지 못한 일은 지금껏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일이다"고 덧붙였다.

문인들은 "심사위원 6명 중 단 한 명이 경남인이고, 그것도 경남문인 한명도 없이 진행된 심사인데 누가 이를 수긍할 수 있겠느냐"며 "스스로 규정을 위반해 놓고 도민을 향해 거짓말을 하는 이 기관은 누굴 위한 기관이란 말이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문인들은 "이번 심사위원 구성은 경남도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문인의 원고지 위에 오물을 뿌린 격이라 하겠다"며 "지금 경남 문인들은 심각한 모멸감과 절망에 젖어 있다. 경남을 지키고 경남에서 창작한다는 이유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지 문학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다"고 했다.

또 문인들은 "지역 문학지와 지역 문인의 경중을 판단하기 어려운 외부인사와 비문인이 심사함으로써 해마다 채택돼 온 <진주문단>, <합천문학>, <밀양문학>, <경남수필>, <수향수필>을 비롯한 여러 지역 기관지와 경남에서 열심히 창작활동을 해 온 우수 문인들이 제외되는 파행이 초래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남문협 전 회원이 참여하는 <찾아가는 지역문학 세미나를 위한 사화집>과 경남작가회의의 <경남작가20년 대표작 선집>도 탈락되기에 이르렀다"며 "이는 경남문단의 지역성과 특수성을 전혀 모르는 이들에 의해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장르별 심사위원을 배정하면서 시조와 수필 분야는 제외됐다"며 "이와 관련하여 주요 문인에게 단 한 번 자문을 구한 적도 없다. 다른 지역의 경우, 해당 지역의 문인들이 과반 이상이고, 타 지역 문인이 한두 사람 참여하여 심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경남문협‧작가회의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장의 사퇴와 책임자 처벌", "진정성 있는 사과", "추가 구제 방안 제시", "예술단체가 추천하는 문화예술인 자문기구 신설"을 요구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경남도 출연기관이다.

문인들의 주장에 대해,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관계자는 "안타까운 일이다. 매년 공모 심사가 끝나고 나면 여러 말이 나온다"며 "예산이 많아서 신청하는 단체나 개인한테 다 지원하면 좋은데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남지역에는 예술인이 6900여 명이고, 한 해 전체 예산은 17억 원 정도다.

심사위원 구성에 대해 그는 "이번 심사위원 구성에 경남지역 문인들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맞다. 그것은 제척 사유가 있기 때문"이라며 "관련 규정에 보면 신청하는 단체의 대표이고 개인과 관계자일 경우 제외하도록 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심사위원 대상자가 50명 남짓한데, 이번에 신청 단체‧개인과 다 관련이 있었다"며 "대거 신청이 들어오다 보니 심사위원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고, 규정에 따라 다른 지역 문인들이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심사위원 구성을 비롯해 관련 규정을 대대적으로 손을 볼 필요가 있다"며 "지역 문인들이 심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관련 규정을 바꿀 수 있도록 간담회 등을 열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경남문인협회, 경남작가회의는 3월 2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규탄 집회’를 열었다.
경남문인협회, 경남작가회의는 3월 2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규탄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경남문인협회, 경남작가회의는 3월 2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규탄 집회’를 열었다.
경남문인협회, 경남작가회의는 3월 22일 오전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 규탄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경남문인협회#경남작가회의#경남문화예술진흥원#창작지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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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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