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1번 경기도지사 후보'를 꿈꾸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7일 그는 민주당과 합당서약식으로 사실상 합당을 확정하며 본격적으로 '당심 잡기' 행보에 나섰다.
이날 새로운물결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당 대 당 합당 합의를 선포했다. 늦어도 4월 18일 전에는 합당 절차를 완료하고, 대선 당시 이재명-김동연 후보가 합의했던 정치교체 공동선언문에 입각해 '정치교체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 등이 골자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특히 "합당절차를 18일까지 마무리하겠다고 했지만, 최대한 당겨서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지방선거 관련 절차에 무리가 없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정당이 합당에 속도를 내는 까닭은 김동연 대표의 경기지사 경선 참여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를 진행, 7일 오후 6시 마감하지만 김 대표는 아직 당원이 아니라서 이 절차에 응할 수 없다. 서약식 후 고용진 대변인은 취재진에게 "최대한 당겨서 4월 15일까지 합당을 완료하려고 한다"며 이 과정에서 김동연 대표의 경선 참여 자격 문제도 해소, 4월 25일 전후로는 경선을 진행해 4월말 최종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합당도 빨리빨리, 당심 잡기도 빨리빨리... 바쁜 김동연
당원 자격과는 별개로, 김동연 후보는 '당심'에 점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서약식 전 국회 본청 앞 정치개혁 농성장을 방문해 민주당 이탄희, 김영배, 홍기원, 윤영덕 의원을 격려했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2인 선거구제를 없애고 3~5인 중대선거구제를 도입, 소수정당의 지방의회 진출로 다당제를 시작하자는 제안은 김 대표가 이재명 후보와 합의했던 사안 중 하나이기도 하다. 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의 정치교체공동추진위 역시 이 의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김 대표는 취재진에게도 "정치교체는 제가 지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와 연대한 이유이자 가치"라며 "지금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이 기초의원 선거구제 변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는 '우리가 손해를 보더라도 제도 개혁을 통해서 다당제로 가는 길을 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저도 이 일의 주체 중 하나로서 열심히 하겠다"며 "국민의힘도 적극 동참해서 함께 제도를 개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화장한 장소이자 추모비가 세워져있는 수원시 연화장도 들른다. 이밖에 김병욱 의원 주최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열리는 '1기 신도시 노후화 진단 및 합리적인 재건축방안' 토론회, 민주당 경기도당, 경기도 호남향우회 정기총회도 연이어 찾아간다. 또 총장으로 근무했던 아주대학교 학생들과 간담회를 열 예정이며 밤에는 '친민주당계'로 유명한 유튜브채널 <박시영TV>에도 출연한다.
"김동연만 꽃가마", "MB청와대" 공격에도 여유만만
김 대표가 점점 더 '민주당 속으로' 뛰어드는 만큼, 당내 경쟁자들의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안민석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출세한 기회주의 관료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에게서 김동연 대표의 그림자를 본다"며 "MB정부 인수위원, 박근혜 정부의 총리실 국무조정실장으로 보수정권의 요직을 거쳐 문재인 정부의 경제부총리까지 지낸 분"이라고 날을 세웠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도 7일 페이스북에서 김동연 대표의 이명박 청와대 근무 이력을 지적했다.
조정식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6일 페이스북에 "김동연 대표는 꽃가마 타고 경선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이미 양당 대표 오찬회동으로 합당 의사를 확인까지 한 상황에서 따로 합당 서약식까지 하는 것은 "김동연 후보만 띄우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또 "이것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라며 "오랜 세월 당을 위해 헌신하며 민주당을 지켜온 사람들과 후보들은 이러한 불공정한 행태에 매우 허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작 김동연 대표는 여유롭다. 그는 합당서약식 후 '민주당 내에 견제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글쎄요, 유력 후보라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아주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지선은 결코 녹록지 않은 선거가 될 것이다. 특히 경기도 선거는 꼭 이겨야 된다"며 "지금은 남 발목 잡을 때가 아니라 힘차게 앞으로 뛰어나갈 때다. 함께 힘을 합쳐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