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 속옷 개수 이야기가 나왔다. 생각보다 적은 개수 때문에 화두에 올랐는데 이제는 넉넉하게 잘 갖고 있다며 웃음으로 마무리됐다.
채우기만 했던 시대를 지나 비우기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그리고 비우기의 핵심은 '비우는 것'이 아닌 '비우는 것으로 나에게 맞는 스타일과 옷생활을 찾아가는 것'에 있다. 여기서 속옷도 예외는 아니다. 속옷 개수는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여성의 경우 브래지어와 팬티가 있을 것이고, 남성의 경우 팬티가 있을 것이다. 개수 논쟁은 2가지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청결지수와 빨래빈도수. 청결지수가 높을수록 개수는 많아야 하며, 빨래를 자주 한다면 상대적으로 개수는 적어질 수 있다. 청결지수를 1부터 10으로 잡았을 때 당신의 청결지수는 어느 정도일까?
일주일 단위로 매일 속옷을 갈아입을 경우 7이 될 것이며 그것보다 더 많이 갈아 입는다면10도 가능하다. 빨래빈도수도 1부터 7로 잡아보자. 빨래를 매일 할 경우 빨래 빈도수는 7이 된다. 일주일에 두 번 한다면 2가 된다. 일주일을 넘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그래서 속옷의 기준은 일주일 단위인 7이 된다. 매일 한 장씩 갈아입을 정도의 개수라면 적당한 것이다. 최소 개수이자 적정 개수로 보면 된다. 7장보다 적게 가지고 있다고 이상한 건가? 빨래를 자주 한다면 그 또한 가능한 숫자다. 본인의 청결지수가 높지 않다면 빨래를 자주 안 해도 그 또한 가능한 것이다.
다만, 속옷 개수를 오픈했을 때 모 프로그램의 방송인처럼 주변 사람들이 놀랄 수 있으니 그건 감안하길. 그래서 적정 속옷 개수는 몇 장이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하루에 하나씩 갈아입는다고 했을 때 7장이다. 여기서 개인의 청결지수에 따라 더하고 빼면 될 일이다. 브래지어는 매일 갈아입지는 않으니 반으로 나누어 3.5개가 적당하다고 본다.
누누이 말하지만 속옷은 사이즈가 정말 중요하다. 가슴둘레와 가슴의 크기에 따라 컵과 둘레 사이즈가 결정되는데 이 또한 한 번 결정되면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신체가 변함에 따라 같이 바뀌는 것이므로 속옷이 불편하다 싶으면 사이즈를 한 번씩 다시 측정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30대 중반 직장인과 쇼핑 코칭을 할 때 유난히 옷의 태가 안 나서 브래지어 사이즈를 물어본 적이 있다. 여성분은 95C를 입고 있었는데 내가 보기엔 컵 사이즈가 더 커야 할 것 같았다. 지금 옷이 중요한 게 아니니 속옷 매장부터 가자고 했다. 속옷 매장의 직원 분(이분들은 정말 전문가다. 혼자서 재지 말고 매장에 가서 재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에게 사이즈 측정을 부탁했고 90E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게 새로운 브래지어를 구매하고 나니 가슴 모양도 편해졌고 옷 태도 훨씬 살아났다.
이처럼 속옷 사이즈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는 사이즈를 정확히 측정하고 속옷을 사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거의 엄마가 먼저 속옷을 사주기도 하기 때문에 본인의 사이즈에 둔감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20세가 된다면, 사실은 브래지어를 착용하기 시작할 때부터 익히면 좋다. 매장에서 실제 가슴 사이즈를 측정하는 것부터 내 사이즈를 정확히 아는 것. 팬티도 마찬가지다.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속옷을 스스로 고르는 것은 어른이 돼 가는 과정이므로 내 몸을 소중히 하는 마음과 함께 고등학교 교육으로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들 궁금하지만 부끄러워서 직접 묻지는 못하는 것들. 속옷 개수도 그런 주제다. 이 정도 채우면 되나? 너무 적나? 너무 많나? 빨래를 하지 못했는데 빨아놓은 속옷이 없는 불상사만 없으면 당신은 잘 입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팬티 개수는 일주일을 기준으로 일곱 가지면 충분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