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과 12일 세종시 장남평야에서는 대낮에도 고라니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봄이 오면서 식곤증에 빠졌는지 고라니는 앉아서 봄볕을 쬐고 있었다. 가까이 가도 도망치지 않았다. 4마리의 고라니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기자의 카메라를 응시했다.
장남평야는 대표적인 고라니 집단 서식처다.(고라니가 뛰어노는 곳... 한국의 '세렝게티'
http://omn.kr/pby9) 앞으로가 걱정인데, 장남평야의 초지를 개발해 공원으로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농사가 시작되면 고라니는 이제 갈 곳이 없다. 장남평야 북쪽에 남겨진 작은 초지가 임시 대피할 곳의 전부이다. 사람들이 장남평야에 나타나면 고라니는 인근 국립수목원 묘묙장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그 결과 고라니가 묘목장을 훼손하는지 국립수목원이 고라니를 포획하려는 시도를 하는 듯했다.
때문에 공원이 조성된 이후가 더 걱정이 됐다. 공원에 고라니가 출몰해 사람과 고라니가 서로 놀라기도 할 것이고 사람들의 이동이 잦아지면 고라니가 피할 공간이 없어질 것이다. 농경지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이 공원으로 조성된다면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고라니가 서식할 수 있는 초지 정도는 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남겨져야 할 듯하다. 이런 작은 배려로 고라니가 국립수목원에 끼치는 피해도 줄일 수 있다. 매년 게으름을 즐기는 고라니를 만나기 위해서는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