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멈출 곳이다."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를 정하는 경선에서 패한 유승민 전 의원이 정계 은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 전 의원은 2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보처럼 또 졌다"라며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라며 "자객의 칼에 맞았지만, 장수가 전쟁터에서 쓰러진 건 영광이다"라고 표현했다. 김은혜 의원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윤심'을 등에 업고 출마한 그를 직격한 말이다.
그는 "세상은 돌고 도는 법, 달은 차면 기우는 법"이라며 "2016년 진박감별사들이 칼춤을 추던 때와 똑같더라. 권력의 칼춤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라고도 경고했다. 과거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를 위시한 '친박' 세력이 자신을 탄압했지만, 탄핵 정국 이후로 이들이 몰락했던 과거를 상기시킨 셈이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민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할 각오였는데, 일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라며 "정치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경기도를 사랑하겠다"라고 적었다. 이어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가 되고 싶었으나, 물살은 세고 저의 힘은 부족했다"라며 "내가 사랑하는 이 나라를 위하는 새로운 길을 찾겠다. 끝까지 지지해주신 경기도민과 경기당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경기지사 후보 경선 출마 직전에도 정계를 떠나는 데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31일, 출마 선언 이후 기자들과 나눈 질의응답에서도 "지난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직후 정치를 그만둘 생각을 깊이 했다"라며 "대선 끝난 직후에 제 마음을 밝히려고 결심했던 게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그가 페이스북을 통해 "멈출 곳" "정치가 아닌 다른 방법" "새로운 길" 등을 언급한 것이 사실상 정계 은퇴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