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파견하는 한국 정책협의단과의 면담을 추진한다.
NHK 방송,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22일 기시다 총리가 정책협의단을 만나 한일 관계 개선을 강조한 윤석열 차기 정부의 의향을 직접 확인하고자 한다며 면담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면담이 성사되면 25일 만날 전망이다.
오는 24~28일 일본을 방문할 정책협의단은 한일의원외교포럼 공동대표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단장을 맡고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상덕 전 주싱가포르 대사, 장호진 전 주캄보디아 대사 등으로 구성했다.
정책협의단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전 재무상) 등을 면담할 예정이다.
하야시 외무상 "한국 새 정권과 확실히 소통"
하야시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책협의단 방문과 관련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한층 활발해지는 가운데 일한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라며 "이런 관점에서 한국 정책협의단 방일을 기회로 삼아 한국 새 정권과 확실히 의사소통을 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NHK는 "정책협의단이 기시다 총리와의 면담도 요청하고 있다"라며 "(일본) 정부로서는 한국 측의 태도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검토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만약 면담이 이뤄지면 내달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기시다 총리의 참석 여부도 논의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정책협의단과 면담하기로 한 누카가 일한의원연맹 회장을 총리 관저로 불러 "북한이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정세를 고려하면 한일 및 한미일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라며 "이런 자세를 바탕으로 관계 개선에 노력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누카가 회장은 "의원연맹은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 통로를 유지하며 관계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번에도 (한국 측과)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고 싶다"라고 답했다.
또한 교도통신은 한국 정책협의단이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등과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15년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한일 간의 공식 합의이며, 문재인 정부도 그것은 인정하고 있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한일이 같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박진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일 합의는 양국 정부가 많은 외교 노력으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안부 합의는) 나라와 나라의 약속이며, 이를 지키는 것은 국가 간 관계의 기본"이라며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쌓아온 한일 우호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으며, 윤석열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