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학수 이병 생전 사진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지난 2008년 강원도 인제군에서 발굴된 6.25 국군 전사자의 신원이 14년 만에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8년 9월 25일 강원도 인제군 서화리에서 국유단과 육군 12사단 장병들의 노력으로 발굴된 전사자 신원이 고 김학수 이병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발굴 당시 고인은 신체의 일부분만 확인된 부분유해 형태로 발굴됐다. 6.25전쟁 당시 교통호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기초발굴 하던 중 정강이뼈 일부가 발견되면서 전문 발굴병력이 투입되었고, 주변을 확장해 발굴한 결과 골반을 포함한 다리뼈 일부를 발굴했다.
유해 주변에서 전투화 밑창과 우의 조각이 발굴되었지만, 이것만으론 신원을 특정할 수 없었다.
고인의 신원확인은 2019년 군 복무 중이던 고인의 외증손자가 유해발굴사업을 접하게 되면서, 외증조부의 참전사실을 떠올렸고,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자신의 아버지(고인의 외손자)에게 유전자 시료 채취를 권유하면서 시작됐다.
국유단은 고인 외손자의 유전자분석을 통해 가족관계일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특정할 수 있었다. 이후 정확한 검사를 위해 고인의 딸 김정순씨의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두 번의 유전자분석 끝에 고인과 부녀관계임을 확인했다.
고인은 1925년 5월 14일 충북 진천군에서 6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전쟁 전 고 이소저씨와 결혼해 1녀를 두었던 고인은 외동딸이 3살이 되던 1951년 3월 입대했다. 국군 제5사단에 소속된 고인은 캔사스선을 방어하기 위해 유엔군사령부가 '파일 드라이브 작전'의 일환으로 원통 북방의 서화리 일대를 공격한 '서화리 전투'에서 전사했다.
고인의 외동딸 김정순씨는 "아버지가 전사 후 손발톱이 든 네모난 상자가 태극기로 둘러싸여 집으로 돌아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어머니가 어린 나를 재울 때 아버지를 눈물로 그리워하며 부르시던 '비 내리는 고모령'의 노랫가락이 아버지와 어미니, 나를 교감시키는 매개체"라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고 김학수 이병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는 오는 28일 경기 오산시 김정순씨 자택에서 열린다. 국유단은 고인 참전 과정과 유해 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한다.
국유단은 "이번 신원확인은 외증조부의 6.25 참전 사실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이를 가족들과 의논한 군 장병으로부터 시작되었다"면서 "유해발굴사업은 6.25전쟁에 참전한 친인척이 계신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참여 가능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유단은 6.25전쟁에 참전했으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친인척이 있으면 국유단 대표번호 1577-5625(오! 6.25)로 연락하거나 보건소, 보훈병원, 군병원에서 실시하는 유전자 시료채취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