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 학생들이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의 초청강연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준석의 학내 초청강연을 강력규탄하는 경상국립대 재학생연합'(아래 재학생연합)은 '강연 반대 서명'을 받고 반대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오는 3일 오후 2시 경상국립대 진주가좌캠퍼스 국제어학원 강당에서 "공정과 상식의 힘"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이날 강연은 '개척자의 길, 저명인사 초청 특강'으로 진행된다.
재학생연합은 "1학기 강의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학교측으로부터 이준석 대표의 강연 소식을 듣게 되었고, 이에 분개한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인 만큼, 이번 강연의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 요청할 예정이다"고 했다.
학생들은 이준석 대표의 초청 강연에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을 받고 있으며, 2일 오전 8시경부터 오후 1시까지 가좌캠퍼스 정문에서 서명운동과 손팻말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날 오후 학생들은 총장실로 찾아가 서명부와 함께 입장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재학생연합은 "대학은 학내 이준석 초청강연을 즉시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탄원서를 발표했다.
이준석 당대표에 대해, 이들은 "현재 '성상납'과 '증거인멸' 의혹으로 국민의힘 당내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어 징계 절차 중에 있는 정치인이다"고 했다.
또 이들은 "장애인이동권시위에 대한 잇따른 막말과 혐오조장으로 지금도 이준석 당대표를 규탄하는 각종 집회와 시위가 연일 열리고 있다"며 "이준석 당대표의 그간의 정치행보 역시 차별과 혐오정치로 국민들을 분열시켜 왔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러나 이처럼 논란 있는 특정 정당 정치인에 대한 초청강연이 재학생들의 여론수렴 없이 통보식으로 진행되었다"고 했다.
재학생연합은 "대학은 윤리적,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인의 초청강연을 진행하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또 이들은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지금, 모든 학생들에게 공정해야 할 경상국립대가 약자혐오의 대명사가 된 이준석의 초청강연을 '공정과 상식'이라는 이름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기획한 의도를 묻고 싶다"며 "경상국립대의 구성원들 중 누구를 위한 강연이냐"고 따졌다.
대학측에 해명을 요구한 재학생연합은 "이준석 당대표의 초청강연을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며 "더불어 이 초청강연을 재학생들의 의견수렴없이 졸속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대학을 강력 규탄한다"고 했다.
경상국립대 대외협력과는 "사회과학대학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 저명 인사 초청 특강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 미래 인식과 진로 설정에 도움을 주고자 '개척자의 길' 프로그램을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며 "프로그램의 하나로 정치계 이준석 당대표 초청특강을 한다"고 했다. '개척'은 경상국립대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