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4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의 쌍용자동차를 방문했다.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보다 먼저 쌍용차를 찾은 그는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쌍용차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쌍용자동차는 상급단체가 없는 쌍용자동차 노동조합(기업노조)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동조합 산하 쌍용차지부가 모두 존재하는 복수노조 사업장이다. 이날 김은혜 후보가 만난 건 다수 조합원들이 속해 있는 기업노조 쪽이었다. 김득중 지부장을 포함해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소속 마지막 해고자들이 복직한 건 지난 2020년이었다.
김은혜 후보 측은 황규환 대변인 명의의 현안 브리핑을 통해 "선목래 노조위원장은 방문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하며, 김은혜 후보가 줄곧 밝혀왔던 '노동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 했다"라고 전했다. 선목래 위원장은 "아울러 쌍용차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노사의 노력이 결실을 맺도록 평택시와 경기도, 나아가 중앙정부가 힘을 모아달라"고도 김 후보에게 이야기했다.
이에 김 후보는 "지난 13년간 무분규, 무쟁의로 상징되는 쌍용차 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하다"라며 "회사의 회생은 물론 그간 노력이 공동체의 이익으로 승화될 수 있는 방안도 찾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집권여당의 후보로서, 기획재정부, 산업은행 등이 쌍용차 문제 해결에 더욱 적극적이고 또 전향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힘 있는 경기도지사'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황 대변인은 김 후보가 이날 20여분간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하며 "쌍용차가 직면한 현안은 물론, 쌍용차의 회생을 위한 도지사로서의 역할과 각오들에 대해 논의를 나눴다"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노조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같이 하며 직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고 한다. 자리에는 경기 평택 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과 최호 국민의힘 평택시장 후보도 함께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먹튀' 논란에 이어 인도 마힌드라 역시 약속했던 투자를 이행하지 않고 쌍용자동차의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쌍용차는 12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인수합병(M&A)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어 회생에 들어가는 듯했으나, 약속된 기일까지 컨소시엄이 인수대금을 입금하지 않으며 이 역시 사실상 무산됐다. 재인수전에는 쌍방울그룹, KG그룹, 파빌리온프라이벳에쿼티(PE), 이엘비앤티 등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쌍용차는 4월 기준 전년 대비 두 배의 실적을 올리며 노력 중이지만, 기대를 모았던 신차도 배터리 수급 문제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위기에까지 몰렸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지난 달 21일 개선 기간 연장을 요청한 상황이다. 쌍용차가 도산할 경우 400여 개 협력사의 연쇄도산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