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는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거의 모든 지역구 공천을 마쳤다. 관심지였던 경기 성남 분당 갑에는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확정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출마를 선언한 인천 계양 을에는 윤형선 전 인천광역시 의사협회 회장이 공천장을 받게 됐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후원회장을 맡은 유영하 변호사, 선거를 위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모두 대구 수성 을에서 탈락했다. 대신 이인선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가 낙점됐다.
윤상현 국민의힘 6.1.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10일 오후 공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한 뒤 "이번 공천 후보자 추천에 있어서 시도지사 경선에서 탈락한 분들을 추천에서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라고 밝혔다. 홍준표 전 국회의원과 대구광역시장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후보들의 소위 '공천 쇼핑'을 경계한 것이다.
이외에도 ▲ 충남 보령 서천-장동혁 전 부장판사 ▲ 강원 원주 갑-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 ▲ 경남 창원 의창 을-김영선 전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등이 후보로 결정됐다. 다만 제주 을은 현재 여론조사 경선을 진행 중이라, 오는 11일 결과가 나오는 즉시 최종 후보자를 정할 방침이다.
박민식·장영하는 안철수 돕기로... 최원식은 고사, 윤희숙은 연고가 발목
윤상현 공관위원장은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이 분당 갑에 단수공천된 이유로 경쟁자들의 자진 사퇴를 꼽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정무특보였던 박민식 전 후보와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장영하 변호사 모두 "일단 안철수 후보를 돕겠다는 입장"이라는 것.
또한 당초 계양 을에는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금배지를 단 바 있는 최원식 전 의원이 이재명 고문의 대항마로 유력하게 점쳐졌다. 그러나 윤상현 공관위원장은 "(최 전 의원이) 장모상 중이다. 오늘 아침 발인했다"라며 "최원식 전 의원에 대한 추천이 있었지만, 본인 스스로가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라며 공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전략공천 대상자 중 한 명으로 역시 자주 거명됐던 윤희숙 전 의원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일단은 '지역 밀착형 인재'냐 '중앙에서 내려온 후보'냐 중 '지역 밀착형 후보'가 좋다는 결론 하에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윤희숙 전 의원을 모시려고 했으나, 전략적 선택으로 내부적인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라고 이야기했다.
국민의힘은 그간 이재명 고문이 특별한 지역적 연고가 없는 계양을을 출마지로 선택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의 대항마로 역시 연고가 없다시피한 윤 전 의원을 공천하는 데 '명분'이 없음을 실토한 셈이다.
6명 중 2명 여성 공천하며 "여성에 대한 배려" 언급
한편, 이날 발표된 인사들 중 여성 후보는 2명이었다. 윤상현 공관위원장은 "여성 인재를 발굴하는 데 우선점을 뒀다"라며 "우리 당이 여성가족부 폐지로 인해서 여성에 인색한 모양으로 수용되고 있고,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성들의 윤석열 대통령 당시 후보의 지지율이 낮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직선거법 47조 4항에 보면 정당은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지역구 의원을 공천 할 때 여성 비율을 30% 이상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라며 "우리 당헌 당규에도 추천이 특별히 필요한 정치적 후보자를 여성과 장애인으로 명시하고 있다"라고도 부연했다.
그는 "우리나라 여성의 정치참여 비율(여성 의원 비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35위로 최하위권"이라며 "오늘 아침 차관 인선 보도 기사를 보면서 '여성이 하나도 없다' '여성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여성 인재를 발굴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라고 강조했다. 그 외에도 "이번 대선 승리 기여도가 높고, 윤석열 정부 탄생을 위해, 성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분을 추천하는데 주안점 뒀다"라며 앞서 밝힌 공천 배제 원칙과 더불어 3가지 원칙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