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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잇다 전경
마음을잇다 전경 ⓒ 화성시민신문

경기 화성시 송산면에 건강한 젠더문화를 이끄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최근 커피박 화분과 밀랍초 사업으로 분주한 '마음을잇다'가 대표적이다. <화성시민신문>은 화성시 내 건강한 기업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사회적협동조합 마음을잇다를 방문해 이희라 대표를 만났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장애인은 다양한 사건·사고에 노출돼요. 깔창생리대 사건(2016년)은 터질 것이 터졌다는 느낌이었죠. 초창기엔 사강시장 골목에 청소년거점공간(만화방)을 운영하며 생리대 지원사업을 받아 청소년들에게 일회용 생리대를 나눠줬는데 보다 지속가능한 면생리대 보급이 낫겠다 싶었어요. 준비하다 보니 면생리대 나눔 사업이 불법이더라고요."

이 대표는 2010년 사회복지기관에서 근무하며 여성과 장애, 소외계층,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게 마음이 쓰였다고 말했다. 여성의 건강권과 연결되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던 이 대표는 2017년 지역주민과 여성청소년에게 면생리대를 보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2019년 사회적협동조합 마음을잇다를 설립하고 법인체계를 만들어 면생리대 공장을 세웠다. 동시에 학교나 플리마켓 등을 다니며 젠더폭력, 월경권, 건강권에 대해 알렸다. 

"느린 친구라도 분명히 성장해"
 
 이희라 사회적협동조합 마음을잇다 대표
이희라 사회적협동조합 마음을잇다 대표 ⓒ 화성시민신문
 
"마음을잇다는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여성의 건강권을 교육하며 존중하는 젠더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던 중 사례 관리하던 장애 청소년들이 졸업해도 마땅히 갈 곳이 없더라고요. 그런 친구들의 취업 훈련을 돕다가 지금은 그들과 함께 일하고 있어요. 사례관리대상자가 성인이 되어 제 파트너가 된 거죠."

이 대표는 마음을잇다를 운영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함께 일하는 발달장애 근로자의 성장을 꼽았다. 

"자기표현에 서투른 느린 친구들(이 대표는 발달장애인을 '느린 친구들'이라고 언급한다-기자 말)이 동료를 배려하는 등 점점 성장하더라고요. 저는 그들이 3만 해줘도 감사한데 6까지 해주고요. 그럴 때마다 마음을잇다를 더욱 좋은 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음을잇다 공유공간이 넓고 쾌적하다 보니 이 대표를 금수저로 오해하는 시선도 있다. 이 대표는 오로지 사회복지를 매개로 주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마을을 꿈꾸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혜윰(예비 사회적 기업 2021)을 만나 문화복합체험공간 '아지트778'로 협업하며 사업이 확장됐어요. 서부지역은 여성과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창업공간이라고는 생태관광, 영농조합뿐이죠. 아지트778은 지속가능한 창업공간, 문화공간으로 여성과 장애인의 자립체계 지원, 여가문화활동 제공, 사회적 약자 건강권 및 자립 지원을 제공해요."

마음을잇다는 '잉여자원의 고부가가치 생산 시스템'을 운영한다. 버려지는 찌꺼기 비즈왁스로 밀랍초를 만들고, 쓰레기로 분리되던 커피박으로 다육이화분을 탄생시킨다. 커피박 체험키트는 주로 학교, 공공기관, 국립공원 등에 친환경 교육으로 활용된다. 

"기후위기나 환경문제는 여성과 장애인 등 약자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쳐요. 우리나라는 아직 재난에 대한 연령대와 성별에 따른 피해 통계자료가 없는데,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자료가 있어요. 남성은 사회활동을 하니까 정보습득이 쉬워 재난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데, 여성은 가족 구성원을 보호하느라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기 쉽죠. 언제나 피해는 약자의 몫이에요."

"환경운동이라고? 결국 사회적 소수자 위한 활동"
 
 마음을잇다의 커피박 사업.
마음을잇다의 커피박 사업. ⓒ 화성시민신문
 
이 대표가 젠더활동에 주력하다 친환경 제품을 개발·제조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언뜻 커피박과 밀랍초 사업이 환경운동으로 보이겠지만 결국은 장애인, 여성, 청소년, 노인 등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불균형을 완화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기후위기나 환경문제는 더위와 추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일상의 문제예요."

마음을잇다는 현재 조합원 3명을 비롯해 지역주민 6명·사회복지사 2명·저소득 여성 4명·느린 청년·마을 파트너 등이 함께하고 있다. 지역에서 커피박을 수거하는데, 지난달 7개 카페에서 약 450kg을 거뒀다. 

"다른 지역은 지자체 내에서 커피박 수거기관을 지원해요. 커피박은 앞으로 분리배출 항목에서 재활용 항목으로 변경될 예정으로, 천연 비료 화 등 쓰임이 다채로워요. 지자체의 적극적 관심이 필요해요. 앞으로 에티오피아 등 저개발국가에서 노동력 착취당하는 어린이를 위해 커피박으로 만든 연필을 후원할 거예요. 생리대와 젠더교육 등을 지원하도록 직원 50명이 운영하는 탄탄한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이희라 사회적협동조합 마음을잇다 대표는 지역주민과 함께 여성,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시민이 어울려 사는 마을공동체를 위해 털실을 짜듯 지역의 커뮤니티를 엮어가고 있다. 청년과 노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마음을 잇는 이 대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마음을잇다#이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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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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