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경상남도지사선거 후보가 중앙당 지원유세를 거부한다고 밝히며 작심 비판했다. 지역이 험난한 여건 속에서 선거운동을 치르고 있는데도 중앙당은 내부갈등 등에 빠져 여론을 더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연 양 후보는 최근 민주당 중앙당의 행태를 두고 쓴소리를 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많은 분들이 양산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다녀오셨고, 이재명 후보도 경남을 다녀갔다. 문 전 대통령의 귀향을 이 선거에 활용할 생각은 없고, 이 후보의 덕을 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유명 정치인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고, 경남은 경남에서 일어서야 한다. 민주당 중앙당의 최근 추태를 보면 부끄럽다. 경남지역 후보들은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중앙당의 지금 형태를 규탄‧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싸늘한 민주당에 대한 시선을 견뎌내겠다"고 덧붙였다.
양 후보는 "어제(25일)도 유명 정치인이 경남을 다녀갔는데 (저는) 같이 하지 않았다. 주말에도 유명 정치인이 올 계획인데 함께 하지 않고 경남은 스스로 일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향한 지역의 싸늘한 민심, 지역당 배제 등의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민심은 민주당 중앙당에 대한 비판이 하늘을 찌른다"며 "중앙당의 아주 못된 선거 전략을 단호히 반대한다. 경남 민주당 스스로 자강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많은 일을 했고 99.9% 지지하지만, 경남 민주당 사람들을 제대로 썼는가. 기회를 주었는가에 대한 불만이 있다. 이는 불만으로 끝내서는 안 되고 경남 민주당이 더 커지고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중앙당이 경남을 쳐다볼 것이다. 경남 민주당 자강론은 후보 시절부터 끊임없이 주장했다"며 "오는 8월 전당대회 때 경남에서 당대표, 최고위원 후보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 볼수록 분통... 선거운동원들이 울더라"
양 후보는 "지금 상황에서 뉴스를 보면 볼수록 분통이 터진다고 한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경남 지역 민주당의 현실을 전했다.
그는 "경남 민주당은 쌍소리 들어가면서 경남 곳곳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어제 창녕‧함안을 돌았는데 선거운동원들이 울더라"며 "지난 대선에서 25% 득표를 받은 지역에서 하루 일당 얼마 받고 '파란옷' 입고 선거운동을 한다. 지역 선거운동원들은 그 동네에서 '왕따', '비주류'로 낙인찍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선거운동원들이 도지사 후보 왔다고 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덧붙였다.
양 후보는 "이것이 경남에서 민주당이 버텨 나가는 절박함이다. 그들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주는 민주당 중앙당을 심판해야 한다"며 "선거운동원들이 절절하게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중앙당이 정말 잘못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한 그는 "우리는 험지에서 처절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민주당 중앙당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분열이 아니다. 고름은 도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 중앙당의 잘못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양 후보는 "비대위 위원장 두 사람이 치고 박고 싸운다. 그것도 선거 시기에. 이게 정상이냐"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23일 봉하마을에서 두 비대위원장을 만나 선거에 집중해 달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양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낮다는 지적에 "응답률 5%의 여론조사다. 여론조사가 수많은 선거 과정에서 엉터리로 판명 났다"며 "제가 느끼는 체감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손을 잡아 달라고 하면 '제발 잘해라' 하고, '(대선 관련해) 질 싸움을 져야지'라고 한다. '나도 뉴스 보고 싶다'고 하는 분들이 더 많다. 대선 패배 결과로 아직도 텔레비전을 못 보고 뉴스를 못 듣는다는 분들이 많다. 지방선거에 승리해서 그런 분들이 뉴스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남지사선거 판세에 대해 그는 "값싼 여론조사가 한국 정치, 경남 정치를 왜곡하고 있다. 박빙 열세라고 판단한다"고 비판했다.
윤석열·박완수 비판하며 지지 호소
이날 양 후보는 회견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박완수 국민의힘 경남도지사후보를 비난했다.
양 후보는 "지난 대선, 국민들께서는 우리 민주당에게 뼈아픈 회초리를 치셨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절대 지지 말라며 추상같은 명령을 하고들 계신다"며 "이는 윤석열 정부가 초기부터 민생도, 안보도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정권초기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펼칠 수 있도록 한덕수총리를 인준하는 대승적인 결단을 내렸지만, 이튿날 '맥쿼리' 임원 출신인 대통령 비서실장은 보란 듯이 '공기관 민영화'에 불을 지피고 있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출 문제에 대해서도 한일관계개선을 핑계로 침묵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안전과 건강, 해양생태계 파괴를 막을 의지가 없는 정부다"라고 지적했다.
박완후 후보를 향해서는 "23일 방송토론회에서 박 후보한테 공기관 민영화와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출에 대한 입장을 물었더니 그는 중앙정치에 대해서는 묻지 말고 공약에 대해서만 질문하라며 대답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공항 40% 지분 매각이 공기관 민영화의 신호탄이다. 이어 수도, 전기, 철도, 병원 민영화가 진행되면 서민들의 삶은 처참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방사능 오염수는 경남 어민들과 관련 자영업자들의 생계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밥상이 방사능으로 오염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주장했다.
양 후보는 "권력과 자본의 편에 서지 않겠다. 오직 우리 경남도민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고, 기본적인 삶을 부담 없이 유지할 수 있도록 민영화와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 문제를 막아내겠다"고 했약속다.
이어 "김경수 전 도지사의 공약 이행률이 100%다. 민주당에 도정을 맡기면 반드시 약속을 지킨다. 김경수가 디자인한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이어받아 '기본이 강한 경남'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여영국 후보에 단일화 제안... 여 "연락 받은 바 없다"
이어진 질의응답 때 양 후보는 정의당 여영국 경남지사선거 후보와의 단일화를 다시 거론했다. 양 후보는 출마선언 때 여 후보에 단일화를 제안했고, 당시 정의당은 "예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 후보는 '단일화와 관련해 여 후보에게 답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따로 답변을 받은 것은 아니다. 여 후보가 다른 인터뷰에서 '당 대표에게 단일화 제안을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충분히 이해하는 부분이고 공감한다"며 "나 역시 정치발전을 위해 다당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의 최고 가치는 국민의 삶을 수준 높게,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같은 입장과 생각을 가진 여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을 한 것이며 양문석과 여영국이, 민주당과 정의당이 큰 결단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여영국 후보 측 조은성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여영국 후보를 포함해 선거대책본부 관계자 중 어느 누구도 양문석 후보측 관계자에게 단일화 관련 제안은 물론 어떠한 연락도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현재 도지사 선거의 동향에 대한 위기감, 절실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합리화와 정치적 의도를 위해 상대후보를 이용하여 없는 사실까지 당당하게 유포하는 거대정당의 광역단체장 후보를 경남도민께서 어떻게 바라보실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선거운동은 거침없이 하시되 상대 후보를 우롱하는 행위까지 거침없이 할 어떠한 정당성도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