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제 정말 지겹다, 신물 난다, 그렇게 욕만 하지 마시고 기득권 양당이 아닌 새로운 정당의 새로운 사람이 의회에 들어가면 어떻게 바뀌는지 지켜봐 주시면 좋겠어요."
대전 유성구의회 의원선거 라선거구(관평동·구즉동·전민동)에 출마한 정의당 김명이(49) 후보는 '주민건강 지킴이'다. 그가 출마한 지역은 강 건너 공단에서 배출되는 악취와 매연 등이 늘 주민들을 괴롭히고, 대전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각장도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근에 수시로 사고가 발생하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하나로원자로가 있어 핵문제 민감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10여 년 동안 주민운동을 해온 김 후보는 이러한 주민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북대전악취해결촉구 주민대책위원회, 대전열병합발전 증설 중단 대책위원회, 유성민간원자력환경안전감시기구 등에서 활동했으며, 이러한 문제를 조례제정을 통해 제도화해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과 함께 노력해 왔다.
하지만 늘 그는 한계를 느껴야 했다. 정보공개청구를 해도 주민들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없었고, 아무리 많은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제출해도 주민들이 원하는 조례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기득권양당으로만 구성된 유성구의회는 집행부 감시 기능은 물론 주민 요구를 반영하려는 의지도 없었다. 그저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이나 유력 정치인들의 눈치 보기에만 급급했다. 그래서 그는 직접 출마를 결심했다. 단 한명이라도 기득권 양당이 아닌 새로운 정당의 새로운 사람이 의회에 진출해 바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후보가 유성구의회에 진출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맑은공기조례'를 제정하는 것이다. 악취와 유해물질을 종합 관리하는 악취관제센터를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이를 관리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것. 그가 주민들을 만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민원이 바로 '제발 우리도 마음껏 숨 쉬고 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3인이 당선되는 선거구에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2명씩을 공천했다. 김 후보까지 모두 5명의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김 후보는 "김명이를 찍으면 유성구의회에 양당기득권 세력을 감시할 견제자가 생긴다"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명이 후보는 구즉마을지원센터 활동가, 공공운수노조 방과후강사지부 대전세종지회장, 북대전악취해결촉구주민대책위 활동가, 유성민간원자력환경안전감시기구 조례제정청구운동본부 서명 수임인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대전열병합발전 증설 중단 대책위 활동가, 유성민간원자력환경안전감시기구 위원, 정의당 유성구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27일 오후 대전 대덕구 구즉동(송강동)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김명이 후보를 만나 인터뷰했다. 다음은 김 후보와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 왜 출마를 결심하게 됐나?
"지금 유성구의회는 거대 양당 의원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제가 10여 년 넘게 핵 문제나 악취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주민운동을 해 왔는데, 우리 이야기 한번 제대로 들어주는 의원이 없었다. 또 집행부 감시도 제대로 되지 않고, 주민 입장에서 보면 불필요한 사업도 그냥 무사통과되고, 꼭 필요하다고 하는 사업은 반영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너무 답답하고 좌절감이 들었다. 주민들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그들만의 리그가 있고, 자기들끼리 모든 것을 결정했다. 주민과의 소통은 말뿐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 의원 단 한명이라도 유성구의회에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민 요구에 응답하기로 했다."
- 그렇다면 왜 꼭 정의당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정의당은 그동안 노동자와 서민,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해왔고, 그들과 함께해 왔다. 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고, 유성구가 변화하려면 기득권 세력과 밀착된 기득권 정당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정의당 의원이 필요하다.
정의당은 적당히 타협하는 정당이 아니다. 집행부의 적당한 설득에 눈감고, 끼워 넣기 예산을 슬그머니 반영해주는 그런 정당이 아니다. 장애인이나 플랫폼 노동자, 영세자영업자 등 더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정의당 의원이 유성구의회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
- 김명이 후보가 꼭 유성구의회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는 나쁜 정치라고 욕만 하기 전에 좋은 정치에 힘을 실어주자는 마음으로 당비를 내는 당원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그 세월이 벌써 20년이 됐다. 그동안 저는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나타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려 때로는 혼자서라도, 같이 하는 사람이 있다면 힘을 합쳐서 행동해왔다. 오랜 기간 그런 활동을 해오다 보니, 주민의 입장에서 의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 또 저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잘 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겼다.
진보정당 활동을 하면서 정치는 어떠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정치가 존재하는지를 알게 됐고, 고민해 왔기에 이제는 실천해 보고자 한다. 동시에 그동안 활동하면서 들었던 수많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또 실현해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다. 그래서 반드시 당선되어야 한다. 유성구의회를 바꾸고, 우리 지역 주민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 유성구의회에 진출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단연코 '맑은공기조례'를 제정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저의 첫 번째 공약도 건강한 동네를 만드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 동네 주변에 공단(대덕산업단지)이 있고, 쓰레기매립지(소각장)도 있다. 분뇨처리장도 곧 오게 된다. 그뿐이 아니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가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사실상 이런 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관리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인천 서구나 부산 사상구도 비슷한 상황인데, 그곳에는 악취관제센터가 있다. 당연히 우리 지역에도 유해물질을 관리하는 센터가 있어야 한다. 시스템을 촘촘하게 만들어서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유성구에는 원자력민간감시기구가 있지만, 거의 이름뿐이다. 이 기구가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활성화할 계획이다."
- 선거운동 막바지인데, 주민 반응은 어떤가?
"우리 선거구는 3인 선거구다. 2인 선거구에서 3인 선거구가 됐다. 2인 선거구에서는 기득권 양당이 아니면 유권자들이 찍어도 당선이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3인 선거구에서는 충분히 당선 가능하다. 주민들도 이번에는 꼭 찍어 주시겠다고 말씀하신다.
또 '정의당이 잘해야 한다', '의회 가서 일 좀 제대로 해달라'고 말씀을 하신다. 정말 응원하시는 분들이 많다. 꼭 그런 반응이 저나 정의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그만큼 양당에 대한 실망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반드시 당선되어 유성구의회가 어떻게 변하는지 꼭 보여드리고 싶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지금 의회의 모습에 지겹다 신물 난다고 욕만 하시지 마시고, 새로운 정당, 새로운 사람이 의회에 들어가면 어떻게 바뀌는지 지켜봐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행정부와 의회가 같은 당 일색이어서 전혀 견제도 되지 않고, 주민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으니 관심을 끄자 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정의당 의원 한 명이라도 들여보내 주시면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반드시 보여 드리겠다고 약속드린다. 김명이에게 관심과 지지를 당부드린다."
[김명이 후보의 공약]
*악취와 유해물질 관리를 위해!
-맑은공기조례제정
-악취관제센터 설치
-기업들의 자발적 감축협약 참여 유도
-주민주도 민관협의체 운영
*유성구정을 투명하게!
-고충처리 전담기구 '시민보호관' 제도 도입
-정보공개, 비공개 요건 최소화
-공익제보자 보호 및 지원 강화
*유성구의회를 깨끗하게!
-외유성 해외연수 금지
-선심성 재량사업비 편성 금지
-국회의원 수준으로 이해충돌 방지 강화
*지자체가 제대로 일하게!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조례 제정 권한 확대
-지방의회 인사청문회 도입
-지방의회 소속 독립적 감사위원회 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