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는 어린아이들에게 많이 드러나는데 그 중 봄에 유독 더 많이 발생한다. 코피는 0~10세의 어린이들과 45~65세의 중 장년층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다.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코점막이 연약하고 분비물과 딱지가 많다 보니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거나 문지르는 행동으로 인해 쉽게 발생한다. 또한 비염을 앓는 아이들도 코피가 자주 발생한다.
코피는 사고 등 외부적 자극과 질병 등 내부적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코에 타박을 당하거나 코를 후비거나 점막에 코딱지가 달라붙거나 콧속에 이물질이 들어갈 때 발생할 수 있고, 혈우병, 혈소판 감소증, 고혈압 등과 같은 질병이 있을 때도 코피가 날 수 있다.
특별한 질병이나 손상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코피는 대부분 저절로 멈추고, 필요에 따라 나기도 하기에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코피가 빈번하거나 비염·두통과 같은 증상이 병행된다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 코피의 원인은 먼저 코의 점막이 손상되었다는 것을 기본 바탕으로 깔고 있다. 점막이 튼튼한 상태에서는 타박 등 자극 때문에 모세혈관이 파괴되더라도 코피가 나지 않고 내부출혈이 되며 멍 정도로 끝난다.
그런데 점막의 모세혈관 탄력이 약하면 코피가 터지기 쉽다. 마지막 촉발 인자로 코의 물리적 접촉이나 두통, 울화 등 코의 혈류 압박 상황이 있다. 따라서 코피 예방치료의 기본적인 방향은 점막 손상의 원인, 모세혈관의 탄력저하 요인을 찾아 이를 해소해 주는 것이다.
먼저, 코피를 자주 흘리는 아이들은 실제로 혈액이 손실되고 코의 점막이 손상된다. 비염이나 두통이 동반되는 것과 같은 특징이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비장이 약한 아이들은 코피가 잘 난다. 코점막 손상은 비염 환자인 경우가 많다. 비염이 아니더라도 코가 건조한 경우가 많으므로 비염과 코피가 동반된 경우 비염 치료를 우선해야 한다.
다음으로 모세혈관의 탄력저하는 심장과 비장이 허약 경우 많이 발생한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 후유증 중 하나인 혈관염과 같이 혈관 자체가 약해진 경우도 있다. 심장과 비장은 서로 호응하면서 선순환, 악순환을 하므로 먼저 비장을 튼튼히 하고 운동과 숙면을 통해 심장을 튼튼히 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한다. 특히 봄에 유독 코피를 많이 흘리는 아이들은 대부분 비장에 약점이 있는 아이들이라 할 수 있다.
비장에 약점을 가진 아이들은 조혈 기능이 떨어져 노후 되고 손상된 혈구가 많고 상대적으로 싱싱한 혈구가 부족해서 세포에 산소공급이 부족해진다. 이러한 상황이 되면 몸이 무겁고 힘들고 귀찮아지고 가슴에서는 한숨과 하품이, 머리에서는 무거움, 어지러움, 두통 등이 드러난다. 즉 두뇌에 혈액 공급을 충실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압박이 혈관의 탄력을 떨어뜨려서 압력이 높아지다 보면 코피가 터지게 되는 것이다.
한방에서 오장육부를 가르치는 담(膽)이 생활 속에 녹아들어 '담이 약하다', '담이 예민하다' 등의 표현이 나왔는데, 이러한 아이들은 특히 정서적인 부분에서 겁이 많거나 긴장을 잘하고 서운함, 억울함에 대해 민감해져서 완충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별거 아닌 상황이나 약간의 서운함에 대해서도 억울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때로는 울화가 폭발하고. 울컥하면서 눈물이 보이는 순간 기운이 역류(逆流)해 얼굴에 압박을 가한다. 이때 얼굴이 붉어지거나 심하면 파래지고 눈과 코에 부담을 주면서 눈물과 코피가 동반되기 쉬운 상황이 된다. 담의 특성 중 하나가 봄에는 취약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봄에 유난히 코피가 자주 발생하는 아이들은 전문진료와 적절한 생활 관리를 통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 고양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유용우한의원 원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