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2명, 6.1 지방선거가 배출한 당선인 수입니다. <오마이뉴스>는 그중 눈길이 가는 지역 일꾼을 소개합니다.[편집자말] |
'청년'과 '여성'이라는 타이틀로 경남 양산시의원 나 선거구(물금·증산·가촌·원동)에 입성한 정치신인이 있다. 만 29세 이묘배(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다.
이 당선인은 지난 8일 "단지 청년과 여성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4년째 운영 중인 사업체를 가진 '사업가'이자 7세부터 성인까지 두루두루 교육했던 '교육자다"라며 "4월에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이자 자녀를 계획하고 있는 '예비 부모' 이기도 하다. 청년과 여성일 뿐 아니라 사업가, 교육자, 신혼부부, 부모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이 당선인은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양산시 물금읍에서 4년째 운영 중인 논술학원도 철학을 접목해 가르치고 있다. 그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도 철학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철학은 난해하고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학문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그저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한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라며 "아이들이 철학교육에 즐겁게 참여하고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보니 사교육을 벗어나 좀 더 많은 아이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 '정치라면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정당 활동부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민주당의 가치 가운데 '포용'이라는 단어에 매료됐다고"면서 입당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포용은 '가능한 더 많이 감싸 주거나 받아들인다'는 의미인데, '가능한 더 많이'라는 말이 평소 정치 철학과 일치했다"고 부연했다.
이 당선인은 "사실 '모두가 행복한 사회'라는 말은 허구에 가깝지만, '좀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한 사회'는 만들어봄 직한 지역사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가 행복한 양산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세 살 행복 여든까지'라는 슬로건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황산공원 개선 등 작은 변화부터 시작"
선거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기호 '가'라는 이점은 있었지만, 양산이 고향이 아닌 데다 정당 활동도 그리 오래되지 않아 도움을 받을 사람을 구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가장 든든한 지원군인 남편이 있었기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이 당선인은 "지난 4월 결혼을 앞두고 출마를 결심하면서 신혼여행을 선거운동으로 대신했다"며 "좋은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며 정치를 권유한 사람이 남편이고, 신혼여행을 미루고 지역구를 함께 돌며 누구보다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 준 사람도 남편이기에 좋은 정치로 반드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 내내 '교육'과 '문화'를 강조했다. 양산의 청년·신혼부부, 자녀가 있는 부부가 가장 목말라 하는 것이 바로 교육·문화다. 양산은 사통팔달의 교통망으로 인근 부산·울산으로 이동이 쉽다 보니, 교육·문화를 양산 외 지역에서 경험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이 당선인은 "양산은 영어·수학 사교육으로 부산을 이길 수 없고, 백화점과 쇼핑센터가 즐비한 대도시의 문화를 따라갈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양산은 교육·문화를 다양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 매력적인 도시다. 내가 사는 이곳에서 먹고 놀고 즐기고 배우고 꿈꾸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황산공원 캠핑장 증설, 바비큐장 신설 등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콘셉트 스토어와 연계한 도심 속 도서관 설립으로 남녀노소가 함께 배우고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했다. 동시에 심야 시간에 강변을 거닐며 교류할 수 있는 '나이트 워크', 황산공원에서 바라본 하늘을 그려보는 '공원 속 사생대회', 비주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독립영화 상영' 등 특색있는 행사도 구상 중이다.
마지막으로 이 당선인은 "청년을 위한 정책이 오로지 '일자리'와 '취업'에만 매몰돼서는 '도시'로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외의 것들을 채우겠다"라며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시작하면 양산시에서 운영 중인 박물관·도서관·청년센터·청소년문화회관 등 기존 공공시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를 먼저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