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서해상으로 방사포 5발을 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5일 단거리 탄도마사일 8발을 발사한 지 일주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늘 오전 8시경부터 11시경까지 북한의 방사포로 추정되는 수 개의 항적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방사포 항적을 포착한 지 10시간이 지나도 발사 사실을 알리지 않다가 언론 문의가 계속되자 밤늦게 발표했다.
대통령실도 밤 11시가 넘어서야 국가안보실이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김태효 1차장 주재로 안보상황점검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합참이 북한 방사포 발사 사실을 공개한 뒤에야 대통령실도 회의 사실을 알린 것이다.
대변인실은 "사거리가 짧고 고도가 낮은 재래식 방사포의 경우 관련 사실을 수시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오늘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안보실에서 기민하게 대응했으나 즉각 발표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으며 <브로커>를 관람하고 이후 용산 청사 잔디밭에서 영화 관계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이런 일정은 '즉각' 공개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북한 방사포' 문제 제기
윤석열 당선인 : "어제(3월 21일) 북한이 서해상인가 방사포, 올해만 해도 11번째인데. 지금 방사포는 처음이죠?"
김성한 외교안보분과 간사 : "올해 들어서 처음입니다."
윤석열 당선인 : "9.19 합의 위반 아닙니까? 명확한 위반이죠? 이런 안보 상황에 대해 김성한 간사께서 잘 챙겨주시길 부탁합니다."
지난 3월 20일 북한은 오전 7시 18분부터 약 1시간에 걸쳐 서해상에서 방사포 4발을 발사했다. 이틀 뒤인 22일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인수위 간사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명확한 9.19 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윤 당선인의 주장에 대해 "발사지점이 훨씬 북쪽이라 합의를 이행하기로 한 지역은 아니다"라며 "해상완충구역 이북에서의 사격은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다"는 국방부의 설명과 동일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자 윤 당선인 측은 "어디서 쐈냐는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국민 머리 위로, 우리 영공을 거쳐 날아갔다면 당연히 문제 제기를 해야 할 사항"이라며 국방부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 "북한 원점 타격" 주장... 그러나 계속되는 북한의 무력도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천안함,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전, 북한 목함지뢰 사건 장병과 유가족 등 20명과 간담회를 도중 "연평도 포격처럼 북한이 도발하면 원점 타격하겠다"고 했다.
당시 한 유가족은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북한의 사과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질문했고, 윤 대통령은 "지금 만약에 그런 일이 벌어지면 사과가 필요한 게 아니라, 군 매뉴얼대로 원점 타격을 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은 12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3발, 25일 ICBM 1발·KN23 2발, 6월 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 12일 방사포 5발 등 무력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12일 북한의 방사포 발사는 지난 5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6일 한미 연합이 지대지미사일 8발을 대응사격했음에도 벌어졌다.
북한의 방사포 발사가 단순히 '사거리가 짧고 고도가 낮은 재래식 방사포'라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한미 연합의 대응 사격에 대한 무력 대응인지 여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