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수학 교사들의 64%가 '가르친 내용보다 어려운 수학 내용을 출제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아래 사교육걱정)은 "교사들이 자신이 가르친 내용보다도 어려운 문제를 낸다면 학생들은 수학포기자(수포자)가 되거나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사교육걱정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4일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소속 중고교 90개교 8088명을 대상으로 한 '수학 내신평가에 대한 학생·학부모·교사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수학시험 난이도'에 대한 조사 결과 수학 교사들의 64.4%가 '변별 때문에 가르친 내용보다 어려운 내용을 출제하게 된다'고 답했다. '아니다'는 35.6%였다. 상당수의 수학 교사들이 학교에서 운영한 수학과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시험문제로 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중고교 수학 교사들의 68.6%는 '학교 수학시험 대비에 사교육이 도움이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공교육정상화법은 '교육과정 수준 벗어난 문제 출제 금지' 규정
이런 고난도 문제 출제방식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정상화법)을 위반하는 것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교육정상화법은 제8조에서 "학교는 지필평가, 수행평가 등 학교 시험에서 학생이 배운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하여 평가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고교생의 60.5%가 '수학 시험문제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보다 과도하게 어렵다'고 답했다. '학교 수학 시험이 수포자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중고교생의 81.2%, 학부모의 64.3%가 '그렇다'고 답했다.
사교육걱정은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나열하고 더 잘하고 더 우월한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한 도구로서 시험이 작용함에 따라 학생들 간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만들고 있다"면서 "변별과 경쟁을 부추기는 시험은 평가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며, 학생들에게 수학 공부의 고통과 부담감만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민정 사교육걱정 공동대표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수학 교사까지도 변별을 위해 가르친 내용보다 어렵게 낸다고 답변하고, 학교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사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응답하고 있다"면서 "교육부는 공교육만으로 대비할 수 없고 사교육을 받아야만 해결할 수 있는 수학 시험 문제의 출제를 근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