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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전시회장에서 만난 이윤희 서화가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고 했다. 민화를 그리고 있는 자신의 딸과 함께 합동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
ⓒ 방관식 | 관련사진보기 |
인연은 때때로 불쑥 찾아온다. 사십이 훌쩍 넘은 나이에 문인화와 인연을 맺은 이윤희 서화가도 그랬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우연 같은 인연에는 정교한 톱니바퀴 같은 필연이 있었다.
"그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림을 업으로 살고 있으니 참 희한하죠. 그런데 제가 도시에 살면서 서예를 시작했고, 어머니를 돌봐드리러 시골에 내려와서는 문인화 선생님을 만난 것을 보면 이 모든 것이 정해진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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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희 서화가는 자신의 그림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림 속 의자와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유채꽃·숲길 / 한지·수묵담채 / 120x7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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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희 | 관련사진보기 |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림의 매력에 매료된 이 서화가는 20여 년이 넘는 세월을 부단하게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러는 사이 단순한 취미에서 시작한 그림은 힘든 시간도 함께 이겨나가는 인생의 동반자가 됐고, 이때 즈음에는 세상도 그를 서화가로 부르기 시작했다.
13~27일까지 수덕사 선미술관(예산군 덕산면)에서 '유월에 숲·소리 들길전'이란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윤희 서화가는 인생작으로 '유채꽃ㆍ숲길'이란 작품을 선택했다.
끝없이 펼쳐진 유채꽃밭을 따라 숲길이 나있는 이 작품 속에는 작은 의자가 하나 있다. 이 서화가는 자신의 그림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림 속 의자와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란다. 힘들 때마다 쉬어 갈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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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자연은 그의 단골 소재다. 자연을 너무나 사랑한 까닭에 아호도 ‘들길’이라 지었다.(동행 / 화선지·수묵담채 / 70x70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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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희 서화가의 작품 속에는 3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짙게 깔려있다.(여정 / 순지·수묵담채 / 80x6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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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때마다 몇몇 작품을 수덕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덕사노인요양원에 기증하며 예술인의 사회적 책임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긴 세월 동안 먹빛과 함께 문인화 외길을 걸어온 이윤희 서화가는 전통적인 틀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림을 하면서 다른 마음은 다 비워가고 있는데 더 좋은 작품을 대한 열정은 나이를 먹을수록 더 뜨거워지는 것 같네요. 한동안은 더 욕심을 부려볼 생각입니다. 화가의 욕심이란 것이 별것이 있나요. 그저 매일매일 부지런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