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 위장폐업으로 노조 무력화, 인터텍킴스코를 강력 처벌하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이 22일 오전 11시 서울지방고용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인터텍킴스코를 고소하면서 위와 같이 요구했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2022년에도 노조라는 이유만으로 노조 간부들만 있는 사업소를 폐쇄하고, 파업도 하기 전에 (공격적 직장폐쇄로) 노동조합 와해를 획책하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인터텍킴스코는 전국 주요 항구에 사업소를 두고, 선박운송 수출입 화물 품질 및 수량에 대한 감정, 검량, 분석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박영준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장은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은 선박 스케줄에 따라 출퇴근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고, 근무 일수도 정해져 있지 않고, 노동자들이 365일 '5분 대기조' 같은 업무를 소화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기업이념은 '도덕성과 정직성, 상호존중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하면서, 노동자의 일터는 포괄임금제를 악용해서 노예 노동시간을 자행하고 있는 파렴치한 기업"이라 말했다.
인터텍킴스코지회는 지난해 교섭을 진행하며 포괄임금제 폐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대화는 풀리지 않았고, 지회는 지난해 7월 파업권을 획득했다. 지회는 두 달 뒤인 9월 24일 오전 8시 '27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통보했다. 인터텍킴스코는 5시간 뒤인 오후 1시 '25일 00시부로 직장폐쇄'라 공지했다. 이날부터 조합원들이 대거 탈퇴하기 시작했다.
노조법은 직장폐쇄의 요건으로 "① 사용자는 노동조합이 쟁의행위(파업)를 개시한 이후에만 직장폐쇄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판례도 사용자로 하여금 직장폐쇄를 수동적·방어적 수단으로 사용하라 하고 있다.
인터텍킴스코는 지난해 10월 25일 최동호 지회장을 비롯해 노조 핵심간부들이 포진돼 있는 대산사무소를 폐쇄한다고 공지하고, 대산사무소 조합원 전원을 울산 등으로 장거리 전보 발령했다. 최 지회장을 제외한 전원은 퇴사를 선택했다. 최 지회장은 인천으로 발령된 상태다. 사측은 대산사무소 경영 악화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 지회장은 "2022년 1월 1일 대산사무소 업무재개를 확인했다. 여수 직원을 대산사무소 근처 평택사무소로 전보 발령하여 대산 업무를 전담하게 하고, 평택 소속 비조합원으로 팀을 꾸려 출장 형식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이해강 수도권지부 수석부지장은 "이 모든 것은 노동조합을 말살하기 위한 불법 부당노동행위"라 목소리를 높였다. 파업 돌입을 예정하던 80명의 조합원은, 8개월 만에 75명(94%)이 떨어져 나가고 현재 5명만 남은 상태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최 지회장은 노동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신 위원장은 "빠른 시간 안에 조사해서, 불법·부당함들을 처벌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