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신공항 계획 부지에서 고려말~조선초에 만들어진 녹청자가 다수 발견되자, 환경사회단체들은 신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중단하고 유물조사부터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지난 25일 수라갯벌에서 생물종 조사를 진행하던 중, 새만금 신공항 계획 부지 주변의 지표수를 빼내기 위해 2m 깊이로 수로를 파낸 모래더미에서 녹청자 여러 점을 발견하였다"고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다수의 도자기편 유물들은 고려 말~조선 초 서남해안 일대에서 제작된 전형적인 민수용 녹청자 그릇편으로 추정된다. 공동행동은 특히 "해무리굽 바닥에 모래와 포개어 구운 내화토비짐의 받침, 다양한 생활유물의 성격으로 보아 새만금 지역의 도자기사(도자사) 규명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는 기종들이다"라고 평가했다.
공동행동에 따르면 이번에 유물이 발견된 장소는 새만금 신공항 계획부지 북쪽 지점으로, 남수라 마을과 약 1.1km 떨어진 곳이다. 새만금 육상 태양광 부지의 물을 바다로 빼내기 위해 2년 전 이곳에 포크레인으로 모래를 파내 2m 깊이의 수로를 만들었다.
공동행동은 "해저(공유수면)에 묻혀 있던 도자기편들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문가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유물은 서해 연안 수로를 통하여 도자기 등을 개경과 서울 등으로 공납하는 과정에서 해상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침몰한 조운상선에 실려 있던 유물의 일부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과거 새만금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세 개의 큰 강인 금강과 만경강, 동진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서해 해상로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21년 12월에는 군산 앞바다에서 해저유물이 대량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공동행동은 "이번의 발견은 만경강 하구의 지정학적 조건으로 볼 때 선사시대→ 마한→ 백제→후삼국→고려→조선으로 이어지는 해운 및 국제해상 물류의 중요한 교류가 이곳을 통하여 이루어졌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수라갯벌이 과거 바다와 육지를 이어주는 해상 교통의 요충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새만금신공항 계획부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는 매장유물 조사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이어 "이러한 오류는 과거해안선의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부연했다.
"간척사업과 외항개발로 변화된 현재의 지형을 보고 문화재층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매장유물은 지금의 해안선 기준이 아닌 과거 해안선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조사해야한다. 2m 깊이 이상의 한 지점에서 고려 및 조선 초기 녹청자 여러점이 나온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라도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빠진 매장문화재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공동행동은 "새만금 간척사업을 중단하고, 수라갯벌과 새만금 일대의 유물과 매장문화재에 대한 광범위하고 면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국토교통부는 유물 및 매장문화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