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관사를 줄이고 연봉 상한제를 도입하는 등의 시정 혁신안이 발표됐다.
이상길 시장직 인수위원장은 27일 오후 대구콘텐츠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혁신과 인적쇄신, 책임행정, 전문가 영입, 재정혁신 등을 골자로 하는 시정혁신 8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유사중복 조직을 통폐합하고 논란이 된 관사를 줄이는 것과 산하기관장의 연봉을 줄이는 것 등이다.
인수위는 우선 정무직과 산하기관장의 임기를 단체장의 임기와 같도록 해 '알박기 인사'도 없앤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단체장과 정무직 공직자 등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혁신안을 추진하고 임기가 법령으로 보장된 공사·공단 등을 제외한 산하기관장과 임원, 임기제 정무직 공무원의 임기를 2년으로 조정하고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제한할 방침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해 산하기관장을 비롯한 임원의 연봉을 1억2000만 원 이내로 제한하는 연봉상한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산하기관 임원의 연봉 상한선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공공기관장의 경우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적용을 받지 않는 점을 고려해 차기 기관장부터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또 '관사'라는 용어를 실용적 주거 지원을 의미하는 '숙소'로 변경하고 시민 세금으로 일부 고위직급에 한해 지원해왔던 숙소 관리비를 시장을 비롯한 전 사용자가 직접 부담하는 것으로 규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된 관사 사용에 대해서는 홍 당선인은 계속 사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상길 위원장은 홍 당선인의 관사 사용에 대해 "현재 대구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시장 '관사'는 아파트로, 관치 시대의 대규모 호화 관사와는 거리가 멀다"며 "실용적인 숙소 형태로 시장 업무추진의 효율성을 좀 더 보완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친화적이고 눈높이에 맞춰서 사용하는 숙소는 관사 개념과는 다르다"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관사 정리와 맥을 달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대구시가 관리하고 있는 관사를 현재 16개에서 외부 전문인사 영입에 필요한 적정 수준인 10개만 남겨두고 정리하기로 했다.
대국 대과 원칙에 입각해 유사·중복 조직 통폐합
이 위원장은 대국 대과 원칙에 입각해 유사·중복 조직을 통폐합하고 부서 칸막이를 제거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조직을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2국·2실·3본부 체제를 9국·3실·2본부 체제로 개편하기로 했다.
먼저 시장 직속 기관으로 '시정혁신단', '정책총괄단', '재정점검단', '미래50년추진단', 등을 신설해 시장이 직접 공직사회 혁신, 재정건전성 강화, 미래 50년 먹거리 발굴을 관할한다.
또 '군사시설이전단', '금호강르네상스추진단'을 등을 설치해 군부대 이전터 개발과 금호강 100리길 물길 조성 사업 등 핵심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민선 7기에 분산돼 있던 산업육성과 투자유치 기능을 한 곳으로 통합하는 '혁신성장실'을 신설하고 경제부시장 직속의 '원스톱기업투자센터'를 설치해 기업의 성장을 밀착 지원하도록 했다.
현재 대구시에 설치된 각종 위원회 199개 중 개최실적이 저조하거나 부서 자체계획 등으로 기능 대체가 가능한 50여개 위원회도 통합하거나 폐지하기로 했다.
인수위는 또 공무원 특유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민선 8기 시정운영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민간전문가에게 개방형 직위를 법적 최대 한도까지 개방하기로 했다.
우선 4급 이상 직위를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는 개방형 직위의 범위를 법령상 최대 폭인 1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대구시의 개방형 직위는 모두 23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용률이 낮은 통근버스를 폐지하고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대구시가 운영하는 통근버스에 연간 3억 원 정도의 예산을 지출하고 있지만 이용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해 당장 7월 1일부터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신 직원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고 맞벌이 공무원이 증가함에 따라 유연근무제를 현재의 3%에서 20%까지 늘리기로 했다.
인수위는 28일에는 제2대구의료원, 시청 신청사 이전 등의 정책추진 분야에 대해 설명하고 29일에는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을 포함한 종합 혁신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