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또다시 검찰총장 임명 전 단행된 검찰의 대규모 인사를 성토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소통령'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통해 검찰 장악에 나섰다는 비판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사단의 검찰 장악이 점입가경이다. 오늘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윤석열 사단'이 전면 배치됐다"면서 "'소통령' 한동훈 장관이 단행한 검찰 인사의 결과물은 역시나 '윤심(윤 대통령의 심중)'이었다. 검찰에서조차 권력의 핵심은 '윤석열 사단'이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오 원내대변인은 "이로써 언제 임명될지 모르는 검찰총장은 필연적으로 '식물총장'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윤석열 사단'이 장악한 검찰조직은 한동훈 장관의 진두지휘 아래 검찰공화국 건설을 위한 최고의 무기이자 방패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검찰이 법 위에 군림하는 검찰공화국은 그 완성과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다"면서 "윤 대통령과 검찰은 국민이 똑똑히 지켜보고 계시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반기 민주당 간사를 맡았던 박주민 의원도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역시나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검사들이 요직을 차지했다. 공정보다는 친분이 먼저인 윤석열 정부의 기조를 꼭 닮았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그는 법무부의 거듭된 '검찰총장 패싱' 검찰 인사를 두고, '검찰총장 윤석열' 때와 '대통령 윤석열' 때와 다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인선을 위한 절차는 시작하지도 않았다"면서 "'인사안을 다 짜놓고 그런 식으로 인사하는 법은 없었다' '인사권도 없고 주변에서 다 식물총장이라고 하지 않느냐',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당시 직접 했던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본인이 검찰총장일 때는 총장의 역할을 그토록 강조하더니, 이젠 검찰총장을 있으나마나한 직위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며 "그때와 달라진 건 무엇이냐. 제가 봤을 때는 윤 대통령의 위치뿐인 것 같다"고 밝혔다.
정의당 "윤 대통령 '법대로' 외치면서 유독 법무부 대해선 법·절차 무시"
정의당 역시 "(윤 대통령의) 명백한 '내로남불'이자 '이중잣대'"라고 법무부의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비판했다.
이동영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동훈 장관이 고위급에서 평검사 인사까지 단행하면서 사실상 민정수석에, 검찰총장에, 법무부장관까지 무소불위의 권한을 독점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위험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검찰총장 당시 법무부장관과 인사 갈등을 빚었을 때 '검찰 인사에 검찰총장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돼야 한다'던 (윤 대통령) 본인의 주장대로라면 이것이야말로 명백한 '내로남불'이자 '이중잣대'"라며 "윤 대통령은 다른 사안에서는 '법대로'를 외치면서 유독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법무부 검찰 인사 문제에서만큼은 법과 절차를 모두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정부의 과오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지금처럼 아전인수식으로 잘못된 전철을 밟는다면 결국 실패한 정권의 길을 똑같이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28일) 고검검사급 검사 683명, 일반 검사 29명 등 검사 712명에 대한 신규 보임·전보 인사를 7월 4일 자로 단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반부패수사 1·2·3부장, 문재인 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차장,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이 배당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 등 대다수 '윤석열 사단'이 전면 배치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