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계속되던 장맛비가 잠시 멈춘 7월의 둘쨋날. 아침 일찍 거제 저구항으로 향했다. 남부면으로 들어서자 도로 양옆으로 소담스럽게 피어난 수국이 반갑게 맞아준다. 수국길은 저구항까지 이어졌다. 가는 길에 마하 재활병원 앞뜰에 활짝 핀 홍련과 백련을 만나는 안복도 누렸다. 저구항에 도착하니 이른 시각때문인지 다행이 번잡함없이 카메라와 마음에도 여유롭게 수국을 담을 수 있었다. 저구항의 수국은 지금 한창이었다. 풍성하고 소담스러운 꽃은 내마음을 여유롭고 편안하게 해주었다.
바로 곁에 있는 명사해수욕장에 들른 뒤 썬트리팜리조트를 찾았다. 거제의 수국명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라 가면서도 은근히 걱정이 됐는데 과연 관광버스를 타고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쪽에 비껴서서 사람들이 얼추 빠지기를 기다렸다가 둘러봤다. 리조트 맞은 편 길건너에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소담스럽게 피어난 수국들로 가득차 있었다. 일운면 양화리 파란대문집 수국은 다양한 색깔로 거의 꽃잎을 활짝 열었다.
수국은 이름그대로 물을 아주 좋아하는 꽃이다. 흰색, 파란색, 분홍색, 보라색, 자주색 등 다양한 색깔의 꽃을 피운다. 꽃 색깔이 토양의 산도에 따라 변한다는데 그래서 꽃말도 '변덕'인 것일까. 하지만 많은 작은 꽃들이 모여 하나의 풍성한 꽃을 완성하기에 '진심'이라는 꽃말도 있다.
저구항에서는 7월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 수국축제를 연다고 한다. 거제는 지금 수국 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