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장우 대전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 대전시
 
이장우 대전시장의 첫 확대간부회의 발언에 대해 대전지역 시민단체들이 잇따라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대전지역 14개 단체로 구성된 '보문산도시여행인프라조성사업 중단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11일 논평을 내 "이장우 대전시장의 보문산 민관공동위원회 합의과정을 '반대를 위한 반대'로 표현한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논평에서 "이장우 시장이 연일 아니면 말고식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지난 5일 취임 후 처음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시민단체 등의 시민참여를 '시민의견 왜곡'으로 규정하고, 보문산 민관공동위원회의 합의 과정은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표현하는 등 공식 석상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지난 5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사업방식변경 등 민선 8기 시정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이 시장은 보문산 관광개발 사업과 관련, "1박 2일 숙박이 가능한 관광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겠다. 반대를 위한 반대는 도시경쟁력을 훼손한다"면서 민선 7기에서 보류됐던 케이블카 설치 등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이 시장은 "시민단체 의견을 수렴할 필요는 있지만, 중간단체를 거치며 시민의견이 왜곡 전달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 정책이 단체와 충돌할 때 시민과의 직접소통을 적극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시민단체가 센터 등을 통해 중간지원조직으로 시정에 참여하는 것을 중단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시민대책위는 "이 시장의 발언은 지난 민관협의회 과정과 민주주의 숙의과정을 무시하고 왜곡하는 발언"이라고 규정하고 "뿐만 아니라 시정의 연속성을 훼손하고, 시민의견수렴 결과를 시장 한 사람의 독단적 판단으로 좌지우지해 버리는 오만"이라고 비난했다.

시민대책위는 또 "시민단체의 역할은 전체 시민 의견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행정이 독단으로 치닫는 것을 감시·견제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 시장의 발언은 시민단체 고유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민대책위는 '보문산 관광활성화 민관공동위원회(이하 민관공동위)'의 구성과 논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주민 4인, 전문가 7인, 시민단체 3인, 행정·언론·유관기관 각 1인을 포함 총 17명으로 민관공동위가 구성됐고, 이들이 11차례 회의와 2차례의 현장방문, 선진지답사, 대시민토론회 등을 거쳐 보문산 관광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숙의과정을 진행해 왔다는 것.

그 결과 힐링·즐거움·전통문화·주민참여 등 4개의 활성화 방향을 설정했고, 보문산 전망대 관련 '고층형 타워 설치 반대', '편의 시설과 디자인을 고려한 전망대 및 명소화 조성'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또한 관광 거점 간 연결수단 관련해서는 모노레일, 케이블카, 전기버스 등의 안을 가지고 지속 논의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시가 보문산 고층타워 건설을 강행, 시민단체들은 대책위를 꾸려 반대하고 나섰고, '민관위원회 합의 사항 이행'을 촉구한 것인데, 이를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보고 있는 이 시장의 시각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대책위는 "대전시민들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한 사람이 새로운 시장으로 취임했을 뿐이다. 한 사람의 결정에 의해 집단의 결정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독재'라고 한다"면서 "이장우 시장은 시민참여 숙의 과정을 존중하고, 민선 7기 민관공동위원회의 연속성이 확보된 논의 과정을 거쳐 보문산 개발을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지난 7일 대전지역 1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대전연대)'도 이 시장의 확대간부회의 발언과 관련, 성명을 내 "이장우 대전시장의 '민관거버넌스의 폐기' 발언은 지방행정의 논의 파트너에서 시민을 배제하려는 것으로 이는 명백히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시장은 초법적 권력이 있는 자리가 아니며 대전시민이 일시적으로 권한을 위임한 위정자"라면서 "법과 조례에 근거한 위원회 부터 지역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는 다양한 민관거버넌스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대전연대는 끝으로 "2.39%p의 적은 격차로 당선된 이장우 대전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권위적 리더십이 아니라 '소통과 조정의 리더십'"이라면서 "더 나은 대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책비판과 감시, 대안을 모색해왔던 다양한 시민단체 활동을 왜곡할 게 아니라 소통과 조정의 리더십을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장우#대전시#보문산#대전시민단체#대전연대회의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