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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 유적 답사 회원들과 함께 20일(6.3~6.23)간 지구상 마지막 오지 몽골 고비사막과 민족의 기원 알타이 산맥을 탐방했습니다.[기자말]
 강풍과 모래바람 때문에 정상등정을 포기하고 내려가는 일행들
강풍과 모래바람 때문에 정상등정을 포기하고 내려가는 일행들 ⓒ 오문수
 
무수한 여행자들이 몽골에 매료되는 이유는 뭘까? 현지인에게 물어보면 아름다운 시골 지역, 드넓은 초원, 험준한 산지, 맑은 호수, 풍부한 야생환경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가축들 때문이다. 어떤 이는 "그 열악한 몽골에 왜 가느냐?"고 묻지만 손때가 묻지 않은 자연경관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몽골은 멋진 힐링 장소다.

단기간 몽골여행을 떠나는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여행지는 수도인 울란바토르 인근의 호스타이 국립공원과 테를지 국립공원일대다. 반면 별이 쏟아지는 사막을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고비의 차강소브라가-욜린암-홍고린엘스 코스이다.

고비사막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선호하는 홍고린엘스

홍고린엘스 모래 언덕은 달란자드가드에서 약 180㎞ 떨어져 있다. 이곳은 지프를 빌리거나 푸르공을 타고 투어의 일종으로 가지 않는 한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욜린암을 떠나 홍고린엘스 인근에 당도하자 엄청난 바람이 불어왔다.

홍고린엘스는 몽골에서 가장 크고 장엄한 모래 언덕 중 하나로 바람에 의해 모래가 움직이거나 작은 산사태처럼 무너져 내리는 소리 때문에 '노래하는 모래'라고 불린다. 높이 300m, 폭 5~20㎞, 길이 185 ㎞에 달하는 거대한 모래 언덕 정상에선 희뿌연 모래가 바람에 휘날린다.
  
 고조선유적답사단 안동립 단장이 지참한 풍속계에 홍고린엘스 인근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속도가 18.8/sec로 나타나 바람이 얼마나 센지를 알 수 있다.
고조선유적답사단 안동립 단장이 지참한 풍속계에 홍고린엘스 인근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속도가 18.8/sec로 나타나 바람이 얼마나 센지를 알 수 있다. ⓒ 오문수
    
 홍고린엘스 인근 덤불숲에서 사는 양떼들 모습
홍고린엘스 인근 덤불숲에서 사는 양떼들 모습 ⓒ 오문수
   
사막이라고 해서 하루 종일 강풍이 부는 건 아니다. 아침저녁에는 바람이 없지만 오전 9시부터 사막의 열기 때문에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고조선유적답사 안동립 단장이 지참한 풍속계로 고도 2m 바람을 측정해 보니 저속일 때 평균속도가 7~8m/sec, 중속일 때 9~11m/sec, 순간 최대속도일 때는 21m/sec까지 나왔다.

바람이 얼마나 센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의 모래바람이 불어왔다. 내 옆에 앉아 푸르공을 운전하는 바인졸은 눈을 보호하기 위해 고글을 쓴 채 운전했다. 동아지도 대표인 안동립 단장이 고비사막 지형에 강풍이 불어오는 이유를 말했다.
 7부능선까지 올라갔던 일행은 강풍과 바람때문에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뒤돌아서야만 했다.
7부능선까지 올라갔던 일행은 강풍과 바람때문에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뒤돌아서야만 했다. ⓒ 오문수
 
"서에서 동으로 500㎞ 뻗어 내려온 고비알타이 산맥 준령 3천미터급 산 4개가 홍고린엘스에서 3개로 좁혀지며 병목현상을 일으켜 강풍을 일으킵니다. 알타이산맥 입구에서 폭 150㎞였던 지역이 홍고린엘스 지역에서 폭 40㎞로 좁아졌으니 바람이 얼마나 강해지겠습니까?"
  
고비사막의 모래바람은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친다. 가장 거대한 모래 언덕은 북서쪽 모퉁이에 있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 45분~1시간쯤 걸린다는 얘기를 들은 일행 몇 명이 모래 언덕 정상 도전에 나섰다. 두 발자국 나아갈 때마다 한 발자국씩 뒤로 미끌어져 내리는 터라, 체력이 달린 이들은 중도에서 포기했다.
  
 여행객이 올 때마다 정상에 올라간다는 몽골가이드가 기어서 모래언덕을 올라오고 있다. 뒤에는 슬로바키아 여행객이 가이드가 간 길을 따라 기어올라오고 있다.
여행객이 올 때마다 정상에 올라간다는 몽골가이드가 기어서 모래언덕을 올라오고 있다. 뒤에는 슬로바키아 여행객이 가이드가 간 길을 따라 기어올라오고 있다. ⓒ 오문수
   
 강풍과 모래바람에 날려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풀뿌리 모습.
강풍과 모래바람에 날려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풀뿌리 모습. ⓒ 오문수
 
힘들어 모래사막 위에 주저앉아 아래를 보니 강한 바람에도 살아남기 위해 뿌리 한 가닥만 남긴채 떨고 있는 풀뿌리도 있었고 바람에 밀려 몇 번씩 미끌어지면서도 다시 올라가려 애쓰는 벌레도 있었다. 너무 힘들어 모래 언덕에 누워 모래가 불러주는 소리를 들어보았다.

노래하는 소리, 삐걱거리는 소리, 굉음소리, 윙윙거리는 소리

7부 능선 쯤에서 정상을 바라보니 일행 중 한 명이 정상에 서있다. 소방관인 박석룡씨다. 체력이 좋은 그는 빙하로 덮힌 타왕복드 말친봉(4050m)도 등정했었고 일행을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가 모래 언덕 정상에 선 소감을 이야기했다.
  
 홍고린엘스 모래언덕 정상까지 올랐던 박석룡 소방관 모습
홍고린엘스 모래언덕 정상까지 올랐던 박석룡 소방관 모습 ⓒ 오문수
   
 엄청난 강풍과 모래바람에도 불구하고 일행 중 유일하게 모래언덕 정상에 선 박석룡 소방관이 정상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모래가 날리고 있다.
엄청난 강풍과 모래바람에도 불구하고 일행 중 유일하게 모래언덕 정상에 선 박석룡 소방관이 정상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모래가 날리고 있다. ⓒ 박석룡
 
"모래 언덕 정상에 서니 바람에 의해 모래가 움직이며 내는 소리가 정말 노래 소리 처럼 들렸습니다. 정상에 서면 사막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반대쪽에도 더 넓은 사막이 있었습니다."

동행했던 이해선씨가 "타클라마칸사막, 사하라사막, 중동사막, 타르사막도 가봤지만 홍그린 엘스처럼 강한 바람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손들고 서있는 사람앞에 모래언덕을 기어 올라가는 모습이 꼭 뭔가를 잘못해 벌받고 있는 듯한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손들고 서있는 사람앞에 모래언덕을 기어 올라가는 모습이 꼭 뭔가를 잘못해 벌받고 있는 듯한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 오문수
   
 홍고린엘스 7부능선까지만 등정하고 돌아왔는데도 불구하고 내 주머니에 쌓인 모래들. 머리부터 발끝까지 틈이란 틈이있으면 모래가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홍고린엘스 7부능선까지만 등정하고 돌아왔는데도 불구하고 내 주머니에 쌓인 모래들. 머리부터 발끝까지 틈이란 틈이있으면 모래가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었다. ⓒ 오문수
   
 홍린링엘스 사막에도 오아시스에서 흘러나온 강이 흐르고 있었다
홍린링엘스 사막에도 오아시스에서 흘러나온 강이 흐르고 있었다 ⓒ 오문수
 
노래하는 사막 홍고린엘스. 고대에 이 지역이 호수 밑바닥이거나 해안평야였다는 걸 알면 더욱 놀랄 것이다. 일행은 자연이 보여주는 다이내믹한 현상을 체험한 후 다음 목적지인 헤르멘차브로 향했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홍고린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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