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 유적 답사 회원들과 함께 20일(6.3~6.23)간 지구상 마지막 오지 몽골 고비사막과 민족의 기원 알타이 산맥을 탐방했습니다.[기자말] |
'노래하는 모래'로 유명한 홍고린엘스를 떠난 고조선유적답사단의 다음 목적지는 '헤르멘차브(Khermens Tsav)'이다. 푸르공을 운전하는 세 명의 기사들도 지리를 잘 몰라 깜깜한 밤에 목적지에 도착해 텐트를 친 일행은 간편식으로 저녁을 때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텐트에서 나와 눈 앞에 펼쳐진 경관을 보고 나서야 왜 몽골 100대 비경에 뽑혔는지를 알 수 있었다. '으문고비(Umnugobi)'주 고르왕테스(Gurvantes) 솜 북서쪽 120~130km에 있는 헤르멘차브는 몽골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 남서쪽으로 970km 떨어진 곳에 있다.
해발고도 1000m에 위치한 헤르멘차브는 폭 3km, 길이에 12~15km 급경사가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몽골어 '차브(Tsav)', 영어로 '배드랜드(Badland)'라 불려 '황무지'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현장을 돌아본 뒤 '침식불모지'라고 불러야 정확한 표현이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계곡을 돌아보던 중 물과 바람에 침식되어 멋진 모습을 남긴 형상물을 발견하고 시간을 3년 전으로 되돌렸다. 만약 이 침식물이 유럽 사람들이 많이 찾는 지역에 있었더라면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을텐데, 아쉽다!
멋진 침식 형상물이 있는 헤르멘차브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 칠레 아타까마까지 가는 길에는 '돌나무(Arbol de Pedra)'라고 명명된 유명한 돌이 있다. '돌나무'는 5천미터에 가까운 높고 추운 곳에서 바람에 침식되어 멋진 모습으로 남아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돌이다. 헤르멘차브에 있는 이 침식물도 그에 못지않게 멋있다.
헤르멘차브 퇴적물에는 빨강과 노랑, 하얀 석회암과 사암들이 섞여 있어 대리석이나 수정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대 백악기 시대에 생성된 헤르멘차브를 돌아보면 폐허가 된 고대 도시에 남은 스투파나 사원처럼 보이기도 한다. 헤르멘차브 절벽과 계곡은 높이가 30m에 달하기도 한다.
이곳은 고대에 해저지형이 융기해 형성된 지형으로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 그랜드캐년의 축소판이랄 수 있는 이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벽돌이나 돌담 혹은 인공 돌담이나 홀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때로는 맘모스 같기도 하고 낙타와 악어가 줄지어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싹사울 나무(비름과의 떨기나무) 외에 생물이라고는 없을 것 같지만 사막 독수리, 도마뱀, 파충류와 곤충도 있다. 우기에는 물이 나오는 몇 개의 샘도 있고 자칼이나 고비 곰, 영양, 야생낙타, 야생당나귀도 볼 수 있다.
끓을 정도로 뜨거운 날씨
용변을 보다 눈앞에 백 년 이상 됐음직한 '싹사울나무' 고목을 발견했다. 그림자를 보니 뾰쪽한 뿔을 가진 공룡이 들이받을 자세다. 악어가 덤벼들 자세를 취한 고목을 보다가 고목과 돌을 모아 제주도에서 멋진 돌문화공원을 세운 백운철 단장이 이 고목들을 보셨더라면 수집하고 싶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끓을 정도의 뜨거운 날씨 때문에 돌이 깨지기도 한다는 이곳에서는 공룡의 뼈와 알이 발견되기도 했다. 얼마나 뜨거운 날씨인지 주변에 인가도 보이지 않고 가축마저 보이지 않는다. 몽골 자연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한 일행은 몽골 서쪽을 향해 또다시 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