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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9일 낙동강
7월 29일 낙동강 ⓒ 임희자
 
"조류독소는 정수장의 응집‧침전‧여과, 소독(염소‧오존 등), 활성탄 등 정수처리 과정에서 제거돼 수돗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 - 환경부 

"환경부의 '녹조가 발생해도 안전한 수돗물은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는 해명은 국민 기만이다." - 낙동강경남네트워크


환경부와 낙동강경남네트워크가 녹조가 섞인 낙동강 물을 원수로 쓰는 수돗물의 안전성을 두고 각기 다른 주장을 펼쳤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 7월 29일 환경부가 낸 해명 자료에서 비롯됐다. 앞서 대구의 수돗물에서 녹조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돼 논란이 일자 "녹조가 발생해도 안전한 수돗물,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네트워크는 2일 "환경부는 창원 수돗물에 이어 대구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는데도 여전히 정수시설은 완벽하다는 식으로 대응한다"고 반박했다.

마이크로시스틴 분석법, 갖기 다른 주장

먼저 환경부는 이번 실험을 이끈 이승준 부경대 교수연구팀의 마이크로시스틴 분석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부경대 연구진에서 사용한 ELISA(효소 면역측정법) 분석법은 미국 EPA에서 제시하고 있는 조류독소분석법 중 하나지만, '표시한계'가 0.3㎍/ℓ로서 0.3 미만의 값은 신뢰도가 낮아 검출량을 산정하는 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분석법은 분석 소요 시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반면 정확도가 낮아 주로 조류독소의 유무를 신속히 판단하기 위한 스크리닝 목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사용한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법'은 미국 EPA에서 제시하고 있는 조류독소분석법 중 하나로 WHO·미국, 호주 등에서 관리기준의 분석법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정확도가 높다"고 강조했다.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법은 '먹는물 수질감시항목 운영 등에 관한 고시(환경부)의 시험법'을 뜻한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환경부가 이승준 교수 연구팀 분석법을 왜곡시켰다"라며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와 이승준 교수의 대구 수돗물 독성 분석 결과는 서로 다른 분석법에 따른 결과로 절대적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밝혀진 마이크로시스틴 독성물질은 246종에 이른다"면서 "미국은 녹조가 심한 정수장의 경우 마이크로시스틴 분석을 매일 2회 실시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마이크로시스틴 모니터링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효소 면역측정법을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표시한계'와 관련해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이번에 이승준 교수는 ELISA 키트 중 마이크로시스틴 검출한계 0.1ppb, 정량한계 0.15ppb로 환경부가 밝힌 수치보다 민감성이 높은 제품을 사용해 분석했다"라며 "환경부는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수많은 ELISA 키트 중 이승준 교수가 사용한 키트의 성능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이승준 교수의 분석 결과를 평가 절하했다. 환경부의 의도된 왜곡"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녹조 독성물질에 제대로 된 제도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매년 녹조 대규모 창궐에 따라 쌀‧배추‧무 등 한국인의 기본 먹을거리에서 녹조 독소가 검출됐다. 이번에는 수돗물에서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환경부가 국민건강과 안전 책임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민간 전문가와 민간단체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라며 "환경부가 학문적 전문성과 학자적 양심에 의해 밝힌 녹조 독소 관련 연구 결과를 폄훼하고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정수처리 과정에서 제거"... "깔따구 유충도 통과"

수돗물 정수 과정의 신뢰도를 두고도 환경부와 낙동강경남네트워크의 주장이 갈렸다. 환경부는 "조류독소는 정수장의 응집‧침전‧여과, 소독(염소‧오존 등), 활성탄 등 정수처리과정에서 제거돼 수돗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서 "현재까지 수돗물에서 조류독소(마이크로시스틴)가 검출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조류경보 발령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조류차단막 설치, 선택취수 등을 통해 조류 유입을 최소화하고 있다"라며 "활성탄 투입, 고도정수처리 적정 가동 등 국민들께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깔따구 유충이 통과하는 정수시설을 마이크로시스틴이 통과하지 못하겠나"라고 지적했다. 2018년 인천에 이어 지난 7월에 창원진해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단체는 "최근 창원 석동정수장에서 낙동강 원수에서 유입된 깔따구 유충이 정수처리 시설에서 처리되지 못한 채 침전지 급속여과지·활성탄여과지 정수지까지 통과했다. 결국 수돗물에서 검출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수처리시설이 눈에 보이는 깔따구 유충도 못 잡아낸다는 걸 국민들이 뻔히 봤다. 그런데 정수시설이 마이크로시스틴을 제거해 녹조가 발생해도 수돗물이 안전하니 안심하고 마시라니 어이없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우리나라는 246종이나 되는 마이크로시스틴 중에서 오로지 '마이크로시스틴-LR' 1종만 먹는 물 관리기준으로 정해 분석한다. 그런데 수돗물이 마이크로시스틴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하는 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낙동강#녹조#환경부#낙동강경남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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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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