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는 조선업으로 유명하지만 쇳가루가 날리는 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아름다운 관광지가 있다. 몽돌해수욕장은 거제를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 중 하나다. 모래가 아닌 동글동글한 돌멩이로 가득한 해변가라서 몽돌해수욕장이라고 부른다. 각종 미디어에 많이 노출되어 있어 대중에게 익숙한 곳이다. 이쁜 둥근 돌은 무분별하게 반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밖으로 가져갈 수 없다.
그 몽돌해수욕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언덕 하나를 넘어야 하는데, 이름이 학동고개이다. 학동고개에는 경상남도에서 관리하고 있는 거제자연휴양림이 있다. 그 바로 앞에 올해 3월에 '거제파노라마 케이블카'가 개장했다.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정상까지 약 1.56km 올라갈 수 있는 케이블카는 2018년부터 4년 동안 756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일반 탑승료는 1만 5천 원이고, 바닥이 보이는 크리스탈 케이블카는 2만 원이다. 만 7세 이하는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년 백만 명 방문객을 목표로 하고 있어 그런지 주차장은 지상부터 지하 3층까지 아주 넓고 쾌적했다. 주차장에서 약 200미터 정도 떨어진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해 케이블카를 타고 20여 분 올라가면서 경치를 구경하는 코스이다.
거제파노라마 케이블카는 다도해의 낭만적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지만, 케이블카가 항상 몰고 다니는 환경파괴 이슈로 지속가능한 관광 상품과 문명의 이기 간의 다툼 속에서 개장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개장한 케이블카의 특징은 뚜렷하다. 바람의 언덕과 대마도를 볼 수 있는 다도해 풍경은 독보적이다. 노자산은 등산객들에게 이전부터 아주 유명한 등산로였고, 몇 시간 땀을 뻘뻘 흘려야만 맛볼 수 있었던 노자산 정상을 만 오천 원에 누릴 수도 있다.
정상에는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그물망이 설치되어 있어 나름의 재미를 더한다. 또한 카페와 식당 그리고 야외 데크까지 이용하기 쉽게 갖추어져 있어 느릿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난 13일에 방문했을 때는 날씨가 흐렸다. 해무인지 안개인지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구름이 바람에 실려 몰려왔다. 그러다가 구름 뒤에 숨겨진 마을과 굽어진 해안선 그리고 작은 섬들이 즐비한 다도해 감성이 살짝 드러나 다소 감격적이었다.
화창한 날에 찍은 다른 사진을 검색해 보니 그 풍경이 아주 아름답다. 조금 아쉬운 점은 여름날 케이블카는 사람뿐만 아니라 더위도 함께 태우고 간다는 것이다. 또한, 출발지에 만들어진 음식점은 오후 6시면 문을 닫았다. 오후 늦게 왔다면 '케이블카 타고 내려와서 밥 먹고 가야지' 하는 생각은 접어야 된다.
45대 케이블카 중 10대가 바닥이 보이는 크리스탈캐빈이었는데, 돈을 5천 원 더 낼뿐만 아니라 대기시간도 길어진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주지 못해 시간을 잡아먹는다. 우리는 대기시간이 있다는 말에 일반용을 이용했는데 마치 디즈니랜드 프리패스처럼 수월하게 탈 수 있었다.
외포멸치의 정재헌 대표가 이곳 운영사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 고 전 김영상 대통령 고향에 3세대 경영자로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멸치 가공 생산 공장과 카페를 겸한 신사옥을 지으면서 이목을 끌었었다.
정 대표는 독자적인 콘텐츠를 개발해 거제 지역 문화를 이끌어 가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의 바람대로 거제 천연의 자연을 많은 이들이 함께 누리고 즐기는 지속가능한 문화상품 개발의 출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