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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사단교육운동본부에서 주최하는 2022 마을 민주학교, 마을 활동가 '생활 속 민주주의' 길잡이과정. 온·오프라인을 합쳐 80여 명의 활동가들이 한 달간의 과정을 함께한다. 지난 30일 첫 번째 강사로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이 흥사단 강당을 찾았다. 홍 은행장은 2시간여에 걸쳐 기후위기와 민주시민교육을 이야기했다.
  
 흥사단교육운동본부 마을 민주학교 포스터.
흥사단교육운동본부 마을 민주학교 포스터. ⓒ 흥사단교육운동본부
 
"기후위기 극복 가능성 현재로선 낮아... 지금이라도 생태공동체 만들어야"
 
먼저 홍세화 은행장은 "현재 우리는 기후위기, 불평등 심화의 위기, 전쟁의 위기 등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근본적인 성찰과 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전과 다른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의식과 가치관이 필요하다는 것. 또 그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기후위기가 예년과는 다름이 느껴진다"고 짚으며 "온실가스는 선진국, 부유층, 다국적 기업 등이 가장 많이 배출하는데 가장 책임이 없는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 '인간이 잘 지내던 자연을 파괴해서 그들이 우리에게 바이러스를 털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최재천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더 이상 자연과 동물을 소유, 지배, 추출, 착취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동등한 관계로 바라보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류의 기후위기 극복 가능성에 대해선 비관적인 입장을 표했다. 홍 은행장은 "지금은 굉장히 급박한 상황이다, 현재 상황은 경악할 수준이고 남은 시간조차 많지 않다"며 "그래도 앞으로의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생태 사회주의 사회, 생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이어 "지금의 기후위기는 인류의 지속적인 착취, 불필요하고 과한 소유로 인한 자연의 반란, 자연의 역습으로 보아야 한다"며 "생태공동체를 이룩하려면 자연과의 관계를 전면 재설정해야 한다. 착취와 억압이 없었던 원시공동체사회의 특징은 잉여생산물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강의하는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
강의하는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 ⓒ 차원
 
"한국 사회 톨레랑스 부족 심각... 민주시민의식 '절실'"
 
그러면서 홍 은행장은 민주적 통제, 민주주의의 성숙을 강조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 공교육의 소명은 '공공성의 가치를 공유한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것인데, 우리는 최근에서야 겨우 민주시민교육을 말하고 있다"고 아쉬워 하면서다.
 
그는 "우리나라의 영문 표기명인 'Republic of Korea'에서 'republic'의 어원은 공적인 일들, 공익, 공공성을 뜻하는 'res publica'에서 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 한국 사회는 정말 사회 구성원 전체를 포용하는 공공성을 갖춘 국가가 맞느냐"고 한탄했다.
 
또 아직 차별금지법조차 만들지 못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 차이를 차별, 억압, 혐오, 배제의 근거로 하지 말라는 '톨레랑스(관용)' 정신이 부족함을 이야기하며 "인간은 합리적 존재이기보다 합리화하는 존재다. 여성을 차별하기 위해 남성과 여성을 우‧열 관계로 나눴고 성소수자를 차별하기 위해 비성소수자와 성소수자를 정상‧비정상으로 나눠 합리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교육을 통해 주체성, 비판성, 연대성 등 민주시민의식을 갖춘 시민들을 길러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경쟁 지상주의에 빠져 민주시민 정신과는 관계없는, 신자유주의 경쟁사회의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불과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정교육에 있어서도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를 무척 애지중지하지만 '생각하는 존재'로 존중하지는 않는다"며 "이는 오늘의 부모도 그 부모에게 '생각하는 존재'로 존중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로 존중받아야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하며 "왜? 라는 질문이 죽은 사회는 합리적일 수 없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왜? 라는 물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세화#기후위기#흥사단교육운동본부#마을민주학교#마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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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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