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7일 정무·홍보라인을 중심으로 한 1차 인적쇄신을 일단락했다. 일부 비서관급들이 교체되고 행정관급 실무진 50여 명이 대통령실을 떠났다. 인적쇄신 과정에서 '검찰 라인만 살아남았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검찰 출신 복두규 인사기획관의 인사업무 역량을 높게 평가하면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을 신설된 해외홍보비서관으로 옮기고, 공석이 된 정무수석실 산하 정무1, 정무2비서관에 각각 전희경 전 의원과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을 임명했다'면서 조직개편 내용 등을 설명했다.
김 비서실장은 우선 "시민사회수석실에 있던 디지털소통비서관을 홍보수석실로 이관하기로 했다"면서 "종교다문화비서관실은 사회공감비서관으로 명칭만 변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홍보수석실에 해외홍보비서관을 신설하고 해외홍보비서관은 외신 대변인도 겸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인선 대변인은 이에 따라 해외홍보비서관으로 해외홍보와 외신대변인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후임 대변인은 일단 추후 임명하기로 하고, 당분간 이재명 부대변인과 신임 부대변인으로 인선한 천효정 행정관을 중심으로 한 '공동 부대변인 체제'로 대변인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정무1비서관과 정무2비서관에 임명된 전희경 전 의원과 장경상 사무국장에 대해서는 "이미 벌써 언론에 다 나왔고, 예측한 분들이라 특별히 설명을 안 드려도 되지 않나 싶다"는 말로, 구체적인 설명을 갈음했다.
김 비서실장은 또 '시민사회수석실 국민제안비서관에는 정용욱 현 국무총리실 민정민원비서관을 선임하고, 현재 비어 있는 시민사회수석실 시민소통비서관과 종교다문화 사회공감비서관 자리의 직무대행을 김대남 행정관과 전선영 선임행정관이 각각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적재적소' 인사 강조... "인사 난맥, 어느 정권이든 겪는 진통"
대통령실은 이번 인적쇄신을 '정치적 목적이 아닌 조직 진단에 따른 재배치'라고 강조했다. 앞서 언론 등에서 대통령실의 인적쇄신 과정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검찰 출신 간의 파워게임으로 해석한 데 대한 반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대통령실 비서관실 인사에 특정 계파가 올라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특정 계파, 이런 걸 떠나서 이번에 행정관들이나 비서관들 인선, 쇄신이라고 하는 게 낫겠죠?"라며 "많이 있었는데 여러분 아시다시피 여러번 말씀드렸다시피 100일 지나면서, 업무기술서 각자 다 받아봤고, 어떤 조직에 누가 근무하고 어떤 사람이 근무하고 이게 맞는지 틀리는지 조직 진단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 진단도 하고, 그다음에 다각적으로 근무 기강, 지각이라든지 그런 것도 다 받고 본인과 자기가 주어진 기능과 역할에 과연 적재적소에 있는지 다 봤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인적 쇄신은 정치적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대통령실이 어떻게 하면 좀 더 능률적으로, 효율적으로 움직여서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최선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냐 거기에 포인트를 뒀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인사에 난맥상이 있었다는 지적과 함께 '검찰 라인'만 살아남은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도 나왔다.
그러나 이 고위 관계자는 "자꾸 검찰라인 얘기 많이 하시는데, 사실 우리 쪽에 지금 검사 출신 비서관은 (주진우 법률비서관·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이원모 인사비서관 등) 3명 밖에 없다"면서 "지금 법률이나 공직기강 등은 원래 검사들이 하는 것이고 그다음에는 인사비서관 한 명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복두규) 인사기획관 같은 분은 검찰에서 오셨지만 사실은 검찰 일반직(대검찰창 사무국장 출신)으로 대검찰청의 1만2000명 조직의 인사 업무를 10년 이상 하신 분"이라며 "실제로 (일을) 해보니깐 그런 인사를 아주 객관적이고 잘하시더라"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인사의 난맥상이 당연히 있을 수 있다. 처음에는 누가 누군지도 모르고, 어느 정도 규모로 어떻게 운영해야 될지도 모르고, 막 사람들이 들어오게 되어 있다"면서 본인의 노무현 정부 당시 경험을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만 특별히 인사 난맥상을 보이는 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고위 관계자는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 때도 초기에 한번 (비서실에) 와 봤는데, 그때도 1년 지나고는 거의 많이 바꿀 정도로 인사 쇄신을 했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잘 모르니까"라며 "그때 노무현 대통령께서 멋있는 말을 한마디 하셨다. '나는 여러분에게 기회는 드릴 수 있지만 보장은 해 줄 수 없다', 그러면서 좀 지나서 (인사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어느 정권이든 처음에 겪는 그런 진통이라고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