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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내 갈등과 혼란을 조기 수습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라고 일부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점이 됐던 '내부 총질' 문자 노출과 관련해선 "내부 문자가 노출된 점에선 잘못이라고 인정"한다면서도 "망원경(망원 카메라)으로 당겨서 취재하는 것 자체는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언론 탓을 했다.

앞으로 정부 공직을 맡지 않을 생각이냐는 물음엔 "어떤 역할을 할지는 생각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전까지 직을 유지할 계획이다. 

"비대위 전환 때문에 사퇴 늦어져"

권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당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다"며 "저는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됐지만, 이제야 뜻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사퇴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원내대표로서 이룬 성과로 "원내대표로 취임한 이후, 민주당과 편향적 언론의 거짓선동에 맞섰고, 문재인 정부 시절 자행되었던 강제북송과 해수부 공무원 피살 사건을 공론화했다"라며 "민주노총의 불법행위에 대한 준엄한 법집행을 요구했고, 이들이 벌이고 있는 반미투쟁의 위험성을 지적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단체의 불법 이익과 낭비성 예산사업의 문제를 거론하며, 결산심사와 국정감사의 핵심과제로 제시했다"며 "대한민국 국익과 국민 최우선이란 기치아래, 사드 배치와 의료보험 정상화 방안을 모색했다"라고 열거했다.

"당 혼란은 이준석 윤리위 징계로 촉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내부 혼란의 원인으로 이준석 전 대표를 지목했다. 그는 "당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라면서도 "현재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대위 전환에 앞서 당헌·당규 개정을 선행하지 않은 점을 아쉬워하면서 '법원의 월권'을 지적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비대위로의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당헌·당규를 확실하게 개정했어야 했다"라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당 대표의 징계 상황에서, 당헌·당규는 미비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6일 법원의 가처분 인용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비대위 설치는)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당원 대의기구가 결정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법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한 '민주적 정당성의 크기'를 기준으로 부정하는 것은 분명한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내부 총질' 문자 노출 제 잘못... 언론 취재, 금도 넘어서"

그는 비대위 구성의 시발점이었던 '내부 총질' 문자 파동의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정치인을 사생활을 존중하지 않는 언론을 탓했다. 권 원내대표는 "경위가 어떻든 간에 저의 부주의로 내부 문자가 노출된 점에선, 제 잘못이라고 인정한다"라면서도 "사실 정치인도 사생활이 있는 것이다. 근데 문자를 망원경으로 당겨서 취재하는 것 자체가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 혼란을 야권과 '좌파언론' 그리고 '민주노총'의 흔들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천신만고 끝에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불리한 구도에 있다"라며 "우리의 주장이 선명할수록, 민주당과 좌파 언론은 우리를 거세게 비난해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선 과정은 물론 인수위 시절까지, 거대 야당은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고 거짓 선동을 했다"라며 "일부 편향된 언론은 여론을 호도했고, 민주노총은 불법 파업을 일삼으며 사회불안을 초래했다"라고 말했다.

"우리 당 유능하고 성실한 청년 성장 중, 더 많은 기회 줘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또 이 전 대표를 비난하는 동시에 당내 청년 정치인을 부각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을 거치면서 다른 곳에서 당의 미래를 봤다"라며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잠적했을 때 젊은 참모와 실무진들은 묵묵히 당을 지켰다"라고 말했다. 

이어 "1월 초 선거 판세를 반전시킨 '여성가족부 폐지'와 같은 한 줄 메시지, 출근길 김포 골드라인 탑승과,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 구입, E-스포츠 경기장인 롤 파크 방문, 외국인의 과도한 건강보험 혜택 문제 제기,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 등은 모두 젊은 참모들이 주도했던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이미 선거 과정에서 능력을 증명했던, 유능하고 성실한 청년세대가 성장하고 있다"라며 "이들이 바로 우리 당의 미래다. 우리 당은 이들에게 더 많은 발언권과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것이 저의 간절한 부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2선 후퇴'를 선언했다. 권 원내대표는 '장 의원처럼 정부 공직을 맡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이제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당의 개혁과 발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고 생각한다"라며 "당분간 쉬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서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앞으로 철저히 생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성동#이준석#내부총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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