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가 아니라 사망자다? 참사가 아니라 사고다? 어떻게 국민의 삶을 책임질 당국자들이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심지어 가족과 친지를 잃고 고통 속에 오열하는 국민 앞에서 장난하고 있나. 어떻게 이런 공문을 내려보내서 자신들의 책임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할 수 있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태원 압사 참사 합동분향소 설치 관련 행정안전부 공문 내용을 거론하면서 한 말이다(관련 기사 :
행안부, '이태원 사고 사망자' 표기 지침...일부 지자체, '참사→사고' 변경 http://omn.kr/21fj3).
이 대표는 1일 오후 정책 의원총회에서 이러한 정부 측의 태도를 '책임 회피'로 규정하고 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 당국의 '언행'들을 하나씩 질타하고 나섰다. 특히 "명백한 '인재(人災)'이고 정부의 무능과 불찰로 인한 참사가 맞다"면서 "지금부터 이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피할 수 있는 사고였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경찰 있어도 못 막는 사고? 억울한 희생자에 할 수 있는 말인가"
그는 먼저 "(참사 후) 많은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 정부 어느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서 '책임 있다', '국민 생명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오직 형사책임만 따지고 있다"면서 "형사책임은 형사와 검사가 (추궁)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국민 삶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희가 (참사) 책임을 규명하는 것을 보류하고 정부의 수습 노력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고 충분한 시간을 드리고 있는데, 그 사이에 정부 당국자들, 대통령, 총리, 장관, 구청장, 시장까지 하는 일이라곤 '우리는 책임 없다'가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용산)구청장은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고 하는데 할 수 있는 일을 못 해서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경찰에 부여된) 통제권한이 없어서 (참사 예방) 못했다(는 취지)'는 대통령실의 말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특히 지난 10월 30일 브리핑 당시 "경찰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서도 "질서유지는 경찰의 가장 1차적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질서유지를 위해서, 몰려든 군중을 관리하기 위해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바로 경찰이 존재하는 것인데 '경찰이 있어도 막을 수 없는 사고였을 것이었다'는 말을 억울한 참사 희생자, 피해자들에게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태 수습은 당연히 해야 하지만 왜 아무 이유 없이, 천재지변도 아닌데 내 가족, 친지, 이웃이 죽어가야 했는지 원인 규명해야 한다. 당연히 책임 소재 따져야 한다. 그래야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면서 "지금부터 이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피할 수 있는 사고였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정치는 국민의 삶을 무한 책임지는 것이고 민생이 그 중심에 있다. 그런데 국민 생명을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민생"이라며 "우리 국민들의 삶과 생명,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한 활동을 철저히 해나가야 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