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1층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 민중단체들도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지난 달 31일 김율현 본부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이 시청 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한 뒤, 안전한 사회와 일터 만들기에 부여된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대전본부는 애도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 주말 들려온 비통한 속보에 당혹함과 동시에 슬픔을 가눌 길 없었다"며 "돌아가신 고인들의 명복을 진심으로 기원하며,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한 고통을 느끼실 유가족과 부상을 당한 모든 분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그 무엇보다 빠른 수습이 먼저"라고 강조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오열하는 유가족과 부상으로 후송되어 치료 중인 사람들을 중심으로 모든 행정과 지원이 집중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단 한 사람도 소외되거나 배제되지 말아야 하며 2차, 3차에 걸친 가해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결단코 피해자의 책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어찌 보면 예견된 참사일 수 있다. 핼러윈 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이에 따른 10만 명 이상이 주말 이태원에 모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며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행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행정당국은 어떤 사전 조치를 취했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라는 발언에 대해 문제 삼았다.
이들은 "시민안전 주무책임을 지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에서 보듯이 정부의 재난에 대한 안이한 인식은 또 다시 드러났다"며 "지난 8월 폭우로 인한 재난에 대응하던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계속해서 "엄청난 희생이 발생한 이번 사고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중대시민재해에 버금가는 상황으로 선포하고 이에 준하는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질 이가 책임을 지도록 해 다시는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대전본부는 정부가 선포한 국가 애도기간 동안 조합원이 희생자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검은색 리본을 착용하고, 노조별 추모 플래카드 게시 및 시민분향소 조문 등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집회와 대규모 행사 등 야외행사도 자제하면서 희생자 및 유가족들과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겪고 세월호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고 서로에게 약속했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과 많은 산재 사망자의 주검 앞에서 돈보다 생명과 안전이 우선되는 세상을 약속했다"며 "하지만 이후에도 끊임없이 들려오는 아픔과 눈물, 분노와 절규를 다시 마주한 오늘. 이 추모와 위로, 분노와 참담한 마음을 모두 모아 우리가 약속한 생명존중, 안전한 세상을 위해 우리에게 부여된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앞장서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전지역 12개 단체와 진보정당으로 구성된 세상을바꾸는대전민중의힘(이하 민중의힘)도 1일 각 단체별로 합동분향소를 찾아 추모한 뒤, 애도 성명을 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및 부상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걸음에 늘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민중의힘은 "1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관의 적절한 안전조치나 교통안내가 없었다. 경찰을 미리 배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던 행안부 장관의 면피용 발언은 국가는 왜 존재하며 공권력은 누굴 지키기 위해 쓰이는가를 묻게 한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번 이태원 참사의 본질은 참사 예방기능의 부재다. 조속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이 추모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다시는 이런 황망한 사고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무너지지 않도록 국가의 책무를 다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