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공의료포럼(아래 포럼)이 인천지역 권역책임의료기관인 가천대 길병원의 역할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제 역할 수행을 촉구했다.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포럼은 3일 인천시 주최로 개최된 '공공보건의료 지역사회 연계사업 발전방향' 심포지엄을 언급하며 "이번 심포지엄에 인천시와 권역·지역 책임의료기관간 연계·협력 방안과 필수의료 및 공공보건의료 강화에 대한 공론의 장을 기대했지만, 실망스럽게도 이날 심포지엄에서 인천지역의 권역 책임의료기관인 길병원은 자신의 중점 역할인 '권역-지역책임의료기관의 연계·협력 체계 구축'에 대한 방향과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천시도 권역과 지역 책임의료기관 간의 협력체계를 포함한 공공보건의료 발전 방향 관련해 아무런 계획도 내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021년 길병원은 권역책임의료기관 지정 당시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양질의 필수의료 제공 및 인천 권역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 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길병원이 과연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보건복지부의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 구축 사업 안내'에 따르면 권역책임의료기관은 권역 내 협력체계 총괄·조정 및 지역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파견 등의 지원을 수행하도록 돼 있다. 세부적으로 지역 내 공공보건의료 네트워크 구축, 필수보건의료 문제 진단, 협력과제 발굴, 지역 특성에 맞는 필수보건의료 분야별 협력모델 개발 및 수행을 하도록 돼 있다"면서 "하지만, 길병원은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수행해야 할 기초조사는 방기한 채, 자기 병원의 관심 사업인 퇴원환자 연계 사업에 대해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주된 역할은 민간병원에 퇴원환자를 연계 하는 것이 아닌 지역 책임의료기관의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지원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길병원이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인지하고 있다면, 최소한 지역책임의료기관의 부족한 인력과 운영의 어려움에 대한 진단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했어야 한다"며 "인천의료원의 경우 인공신장실 등 시설을 완비하고도 의료진이 없어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길병원에 의료인력 협조를 요구했으나 길병원은 아직까지도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권역책임의료기관인 길병원에 연간 6억 원의 시민 세금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길병원의 행태로 볼 때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을 하게 된다"며 "길병원은 지역책임의료기관에 대해 어떤 지원을 했는지 그동안의 실적에 대해 밝히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천시의 강력한 관리·감독역할을 주문했다.
이들은 "권역·지역책임의료기관의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천시의 관리·감독역할이 중요하다"며 "권역책임의료기관이 부여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포럼은 인천시를 향해 인천의료원과 적십자병원에 대한 지원 확대 및 인력난 해소를대책을 요구했다.
포럼은 "현재 인천의료원과 적십자병원의 부족한 인력과 시설로는 지역책임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기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라며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적십자병원은 올 해 조건부로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된 후 응급실 개소를 앞두고 있고 진료과목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인천시와 대한적십자사의 협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길병원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길병원은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길병원은 포럼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인천게릴라뉴스>의 질의에 이메일 답변을 통해 "가천대 길병원은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보건복지부 지침에 의거한 필수 협력사업 등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권역 및 지역기반 기초조사와 문제진단 과정을 통해 보건의료와 복지 연계, 중증 응급, 감염관리, 정신건강 등 권역 및 지역에 부합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며 "덧붙여 민간의료 및 공공의료기관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다양한 과제가 공존하는 시대인만큼 공공보건의료발전을 위해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역할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020년에 국민 누구나, 어디서나 질 좋은 필수의료 이용이 가능한 의료체계 구축을 목표로 지역 내 권역 및 지역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하고 협력체계 구축 사업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인천은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길병원이,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인천의료원과 인천적십자병원이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인천공공의료포럼'은 건강과나눔,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인천지부, 인천적십자기관노동조합, 인천평화복지연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인천부천지역본부, 인천광역시의료원지부 등이 소속돼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게릴라뉴스(www.ingnews.kr)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