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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했고, 현재도 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반대하는 서울 서대문구 주민들이 모여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는 서대문구 사람들'을 꾸리고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서명운동에 참여한 이유, 대통령 선거 당시 쏟아진 발언들에 대한 의견 등을 자세히 듣고자 10여 명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를 기사로 소개합니다. - 기자 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0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0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남소연
 
"저는 초록이라고 해요. 아현역 근처에서 살고 있고요. 부산에서 서울 오고서는 이쪽에 쭉 살았어요." 

-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서명에 참여한 이유가 어떻게 되나요?

"서명을 하면 보통 연락처를 다 쓰잖아요. 그래서 그런 거 잘 안 했거든요. 특히 길에서는 하는 거요. 그런데 이건 안 할 수가 없는 주제였던 거 같아요." 

-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를 게시했던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무책임하죠. 그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요? 폐지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대선후보라는 사람이 이렇게 무책임하게 행동해도 되는 건가. 처음엔 무슨 장난치는 건 줄 알았어요."

- '구조적 성차별은 없고 차별은 개인적 문제다'고 했는데 이건 어떠셨나요? 

"구조가 뭔지 모르는 거 아닐까요? 누구도 구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잖아요.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하는 말이야말로 구조적 성차별이죠. 그건 노력해야 인지할 수 있는 거니까요. 너무 상식적이지 않으니 어디서부터 반박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 무고죄 강화도 이야기했었는데요. 

"그야말로 포퓰리즘이죠. 누구를 타깃으로 할지 정해서 그에 맞는 이야기를 하는. 구조적 성차별이 있으니 피해자들이 말을 못 하는 건데 무고죄를 강화하겠다는 건 입을 더 막겠다는 거죠. 피해자들이 무고일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줘버리면 2차 피해만 더 커지는 건데. 그리고 그게 또 청년 공약이었잖아요. 누굴 타깃으로 하는 건지 뻔하다 싶었죠."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여성들이 근거 없는 피해의식이 있다'고 했는데요.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 그쪽이 어떻게 아시죠. 실제로 피해를 겪은 사람이 피해가 있다고 말한 건데. 피해자의 말을 믿어줄 생각이 없다 그런 강인한 의지가 엿보이죠. 무고죄 강화도 여기에서 연결되고요. 부정적인 쪽으로 일관성이 있는 것 같아요."

- '여성의 투표 의향이 남성보다 떨어진다'는 발언도 있었어요. 

"통계만 찾아보셔도 그렇지 않을 텐데요. 게으른 거 아닌가요.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서비스직에 여성이 더 많고 선거날 일하는 사람 비율이 여성이 더 많을 거거든요. 그럼에도 여성투표율이 떨어지지 않아요. 오히려 의지가 더 높은 거라 봐야 하는 거 아닐까요?"

- 이런 발언들이 있은 후에, 대선 전후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느끼는 게 있나요?

"전체적으로 소수자에게 혐오 발언하는 게 훨씬 쉬워졌다고 느끼거든요. 미국에서 트럼프 당선됐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이런 말을 어디 가서 해도 된다는 걸 보여준거죠. 우리나라 의전 서열 1위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공공연하게 하는건데. 혐오를 쉽게 승인해준 거 아닐까요." 

- 여성가족부가 폐지되지 않고 유지돼야 하는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소수자를 지원하는 기관이 늘어나도 모자랄 판에 하나라도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대학 때 총여학생회가 없어지는 걸 봤거든요. 그러고 나서 관련 활동 또는 비슷한 학회 이런 것도 사람들이 괴롭히고 없애라고 하고. 이런 걸 보면서 이 사람들을 지지해 주는 곳이 없어지면 안 되겠구나 느꼈어요. 

주변에 여성가족부에서 하는 지원정책으로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폐지하면 그 공백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어요? 아무리 개편한다고 해도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그것도 정치적 이득을 위해 그러겠다고 하는 정부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서울시만 해도 시장 바뀌는 걸 체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예산 줄어든 거 다 느껴지거든요.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가 그것 때문에 생계가 어려워졌다고 말한 걸 들은 적도 있고요. 체감이 될 정도면 심각한 거거든요. 

여성가족부 없애고 인구가족부, 뭐 양성평등부 이런 걸 대안처럼 이야기하는데 여가부가 하던 역할 그대로 옮겨가겠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왜 굳이 여성가족부를 없애야 하는지. 그럼 이유는 여성을 떼야겠다는 것밖에 없잖아요. 피해자를, 차별받는 사람을 지우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거죠.

전반적으로 차별받는 사람을 지움으로써 차별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 같아요. 차별의 결과가 없는 것처럼 구는 거지 차별을 없애는 게 아니잖아요. 성차별도 논쟁할 거리가 아닌데 성차별이 없어진 것처럼 말하는 것도요." 

- 여성가족부에서 더 해야 할 정책은 어떤 게 있을까요? 

"글쎄요. 주거 지원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만해도 여러 정책에 해당되지 않아요. 저도 2인 가정인데 룸메이트랑 삽니다. 그러면 대다수 지원에서 다 빠지거든요. 청약을 보러 가도 신혼부부전용으로 나오고 청년 전용은 다 원룸이예요. 청년 주택 관련 담당자가 '청년들 넓은 집 주면 결혼 안 한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좁은 집이 나오는 거라고. 그 이야기를 듣고 너무 충격이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주거 형태를 고려하도록 여가부에서 신경 쓸 수도 있는 거죠. 

지역 커뮤니티 지원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사실 정부에서 해야 하는 걸 단체들이 해주고 있는 건데, 이런 곳을 부지런히 찾아보고 또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거 그런 걸 더 해줄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뭘 새롭게 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빠진 데 없이 챙겼으면 해요."

- 가장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성차별 문제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채용과 고용 안정 문제죠. 여성에게 양질의 일자리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느껴요. 직장에서 성폭력이 일어났을 때 지지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내 고용이 불안정하면 지지하기가 어렵죠.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내가 안전한 곳에서 일할 수 있을까 이런 것도 많이 따져보잖아요. 마치 '여성들이 돈 잘 벌 수 있는데 육체적으로 힘든 곳 안 간다', 이런 식으로 말하잖아요. 사실 그게 아니라 안전한 곳을 찾는 게 1순위 거든요. 고용 과정에 성차별 성폭력 이게 진짜 중요한 문제예요."

#여성가족부폐지반대#여성가족부#여가부폐지#여가부폐지반대#성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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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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