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한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각) 미중 정상회담 개최 일정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화상 및 전화로 5차례 회담했으나,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두 정상은 양국 간 대화 채널을 유지 및 심화하고,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하고, 특히 초국가적 이슈와 관련해 양국의 이익이 일치하는 부분에서의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중간선거 관련 기자회견에서 "난 중국에 분쟁이 아닌 경쟁을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라며 "이번 회담에서 내가 바라는 것은 각자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펼쳐 놓고, 서로의 국익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상충하는지 살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세계 양대 경제대국의 정상이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한다"라며 "두 정상은 대만 문제, 중국의 소수민족 인권 탄압, 불공정한 무역 관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후변화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당국자 "북핵, 미국과 중국이 협력했던 분야"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북한의 최근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및 지역 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NSC 당국자는 과거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을 언급하며 "이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한 역사가 있는 분야"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그런 사실에 따라 이 문제에 접근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은 전례 없는 규모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있으며, 한미일 3국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경고 하고 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억제하고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을 만나기 하루 전 한일 정상을 만나 북핵 위협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만 문제도 주요 의제다. 특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8월 초 대만을 방문한 것을 놓고 양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이 침공할 경우 대만을 군사적으로 보호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바 있다.
NSC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중국의 활동과 인권 탄압에 대한 미국의 오랜 우려를 포함해 여러가지 우려를 시 주석에게 솔직하게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성명이나 합의 없을 것"... 기대감 낯춘 회담
반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은 미국 고위 인사의 대만 방문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모호하게 만들거나, 왜곡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라며 "다른 나라의 주권, 영토, 내정 불간섭 등 국제 관계의 기본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각자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다보니 미국 측은 이번 정상회담의 기대치를 낮추기도 했다.
NSC 당국자는 "두 정상은 어떤 종류의 공동 성명이나 합의문도 없을 것"이라며 "서로 마주 앉아서 모든 차이점이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의 주요 목표는 서로의 우선순위와 의도를 깊이 파악하고, 오해를 줄이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