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고단한 것이라기에 / 무슨 개소리냐 소리 지르다가/ 장미꽃도 가시가 있고/ 얼음장 아래 물도 흐르고 있어/ 그래,/ 삶은 아파야 하는 것이라고/ 그래야 삶이라고 ('역설')
김명관 시인(양산시민신문 발행인)이 최근 펴낸 첫 시집 <상수리나무 한 알>은 이웃집 아저씨와 막걸리 한잔 나누며 나누는 고민 상담처럼 편안하다. 쉽다. 우리네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김 시인도 "내 시는 시인의 언어보다 일반인의 언어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시 쓰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쉽게 읽히는 시가 얼마나 쓰기 어려운 줄을 안다. 주어진 돌덩이처럼 딱딱한 화두를 말랑말랑해질 때까지 어르고 만져야 편안해지는 이치다. 그만큼 일상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는 얘기다.
김 시인이 주로 다루는 화두는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와 꽃 등 자연물이다. 우리네 생활이다. 주변에서 만난 사람이다. 오랫동안 써온 시중 83편을 추려 담았다.
정훈 문학평론가는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체험을 시로써 형상화했다"며 " 그 안에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삶의 빛깔과 향기가 묘사돼 있다"며 말했다. 이어 "어떻게 살아야 가치 있는 삶인지 고민한 결과와 자기반성과 숙고가 녹아 있는 고백록이자 마음을 다잡게 하는 죽비 같은 시"라고 평했다.
복효근 시인은 "안락함을 행복이라 여기는 이 시대에 '절박함'이 없이는 삶이 아니라고 말하는 시인"이라고 밝혔다.
오인태 시인은 "오랜 시간의 생의 갈피들을 엮어 삶을 위로하고, 세상이 이치를 엿보게 하면서도 자신을 성찰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기철 시인은 "따뜻함으로 무장한 냉철함이 돋보이는 성찬으로 결코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고 평했다.
김 시인은 경남 산청 출생으로, 2003년 양산시민신문을 창간해 현재까지 발행인을 맡고 있다. 2013년 '문학 저널' 추천으로 등단, 종합문예지 <주변인과 문학>을 창간했다. 수필집 <더불어 사는 큰 나무>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