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가정폭력 살인사건 피해자의 어머니가 '딸이 생전에 썼다'며 공개한 글 ⓒ 이재환
충남 서산 가정폭력 살인사건 피의자가 법정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한 가운데, 피해자의 모친을 비롯한 유가족들은 최근 "국민참여재판을 원치 않는다"며 검찰에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는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을 어기고 가정폭력을 신고한 아내의 일터를 찾아가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10월 4일 기소됐다. 피의자는 지난 23일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다. 재판부(제1형사부)는 변호인과 검찰의 의견을 취합한 뒤 오는 12월 7일 국민참여재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유가족들은 국민참여재판을 반대하고 있다.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생활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쳐 고인의 명예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서다.
27일 기자와 만난 피해자(44)의 어머니 A(69)씨는 "우리 가족들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 검찰에도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사위(피의자)는 우리 딸의 외도를 의심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딸은 사실상 가장으로 살아왔다. 미용실을 운영하며 늦으면 밤 12시 혹은 새벽 1시까지도 일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A씨는 '이혼소송을 준비하던 딸이 사망 직전인 9월 자필로 썼다'면서 노트 한 권을 공개했다. A4용지 20여 쪽 분량의 글에는 피해자가 이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와 가정폭력 시작 시점과 과정, 판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 등이 담겨 있다.
A씨는 "너무 힘들다. 재판정에 나가는 것조차 어렵다. 사실 법정에 나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며 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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