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는 화물연대 총파업이 어느덧 11일째(4일 기준)를 맞았다. 정부는 시멘트 운송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고 총파업이 불법이라고 규정하면서 화물연대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산업계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정유·철강 관련 운송 차량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은 화물노동자를 대상으로 계엄을 선포한 것과 같다"라며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이런 가운데, 당진 현대제철소 앞에는 영하의 추위에도 화물연대 충남지역본부 조합원들이 11일째 농성 중이다. 조합원들과 11일째 파업 중으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반발하며 삭발한 윤문덕 충남지역본부장과 집행부. 그들은 반드시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에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4일 당진 현대제철 앞 농성장에서 총파업에 따른 화물연대 입장과 앞으로 대응에 대해 이성민 사무국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 사무국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복귀해야 대화 가능'이란 뜻"
- 화물연대 입장은?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운임은 직접 당사자인 화물 차주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화주와 운송사가 최저 입찰을 통해 결정했다. 그러다 보니 차주는 운수물류회사와 계약을 해 운임이 정상적이든 비정적이든 간에 원치 않든 원하든 간에 우리는 최저운임을 받고 다닐 수밖에 없다.
특히, 비현실적인 운임이라도 한 번이라도 더 운행할 수 밖에 없고, 수익을 맞추기 위해 과적과 장시간 운행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안전운임제와 전차종·품목이 확대되고 법제화되면 이같은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 정부가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당장이라도 (파업을) 철회하고 싶다. 하지만, 정부는 먼저 문을 닫아걸고 업무개시명령으로 이제 더 이상 대화가 없음을 일방적으로 결정한 상태다. 다시 말해, '무조건 복귀해라 그래야 대화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이다. 답답하다.
정부의 강경 입장에 화물연대에서는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정부는 개인 운송사업자라는 이유로 화물연대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면서도, 노동자들에게 적용하는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이는 위헌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 정부는 화물연대를 귀족노조라고 말한다. 실제 한 달 수익은?
"한 달 수입(순수익)은 350만 원 남짓이다. 이것도 하루에 13시간에서 15시간 이상 운송을 해야만 벌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런데도 왜 귀족 노조라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한 달 매출이 1500만 원이라도 기름값, 통행료, 할부금 등을 제외하면 350만 원 수준이다.
이를 두고 과연, 화물 노동자들이 귀족노조라고 말할 수 있는가.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온다. 특히 2억 원이 넘는 화물차를 60개월, 72개월 할부로 장만해 한 달에 400만 원 정도 할부가 들어간다. 이같은 화물운송 시장을 윤석열 대통령부터 관계 부처 장관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는 20년 전부터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인데 정부는 이를 이해하려고 하는 의지도 없는 것 같다."
"정부, 화물운송 시장 이해 못 하는 것 같다"
- 정부가 시멘트 운송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고, 정유·철강 분야도 업무개시명령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업무개시명령은 노동자에게 적용하는 법이다. 정부는 파업이라는 말 대신에 '운송거부'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노동자에게 적용하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것은 위헌적 소지가 있다."
- 파업이 장기화되면 생계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지 않나.
"그 부분이 많이 걱정이다. 어려운 상황에도 파업하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의 생존권이 달려있는 문제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조합원들도 파업에 많이 동참하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주기 바란다. 화물연대는 절대 물러날 수 없다."
- 앞으로 대응은?
"지역은 중앙 지침에 따라 움직일 것이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정부도 힘들 것이다. 정부는 전향적인 입장으로 대화에 나서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