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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1년은 누구보다 행복했다. .
그들의 1년은 누구보다 행복했다.. ⓒ 최미향


1년 전, 지금처럼 찬바람이 얼굴을 스치던 초겨울. 빅사이즈 여성복 '더큼'을 운영 중인 김년옥 마켓장의 한마디로 서산 '뚱냥마켓'이 시작되었다

처음엔 서산 번화로 골목 일대의 활성화를 위해 무언가를 구상하고자 했다. 그러다 그들은 프리마켓을 생각하게 되었고, 번화3로 골목을 상징하는 살찐 길고양이를 모토로 '뚱냥마켓'이라고 이름 지었다.

골목 사장님들, 평소 알고 지내던 사장님들, 그리고 그 지인에 지인들까지 판매자가 (셀러)됐고, 드디어 셀러들이 어느 정도 모인 시점에 마켓 장소로 '문화잇슈'를 대관하게 됐다.

처음 시작은 미비했고 전문적이지도 않았다. 그러니 체계적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모르는 것도 많았다. 부족한 거 투성이었다.

다른 마켓과 다르게 특별한 뚱냥마켓

처음 마켓장이 펼쳐졌고 셀러들 또한 더불어 설렜다. 시간은 흘렀고 하루 해가 넘어갔다. 나름 그날의 장은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마냥 행복했고 보람 있었다. 셀러들 다 같이 모여 참가비 2만 원 중 식사비와 소소한 마켓 운영비를 제외하고 남은 돈을 차곡차곡 모아 그해 연말 불우이웃돕기로 기부했다. 그렇게 모든 셀러들의 선한 마음이 모이고 모여 뚱냥마켓은 일 년을 달려왔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어떤 달은 날씨 요정이 도와주지 않아 전전긍긍했었고 솔밭공원에서 마켓을 진행하던 어느 여름날에는 무더위와도 싸워가며 마켓을 진행했다. 또 어떤 달은 큰 행사와 겹쳐 마켓 방문객들이 적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뚱냥마켓은 늘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마켓장을 비롯한 스텝들, 뚱냥마켓의 모든 셀러들, 뚱냥마켓을 아는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얘기했다. "뚱냥마켓은 다른 마켓과 다르게 특별하다"고. "서로의 경쟁보다는 으쌰으쌰하는 그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마켓을 진행하면 할수록 판매 위주보다 더 얻어가는 것이 많았다. 좋은 기운과 긍정적인 기운 그리고 선한 마음들까지.
 
기부천사 뚱냥마켓 뚱냥마켓은 에너지 빈곤층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연탄 1,000장을 후원했고, 향후 연탄봉사도 약속했다.
기부천사 뚱냥마켓뚱냥마켓은 에너지 빈곤층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연탄 1,000장을 후원했고, 향후 연탄봉사도 약속했다. ⓒ 최미향
 
기부천사들, 불우이웃돕기와 봉사 약속

뚱냥마켓 스텝을 맡고 있는 더프라미스 김양숙 사장은 이렇게 얘기했다.

"처음 시작은 가벼웠다. 하지만 지금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마켓장님의 좋은 영향을 받아서 운영진까지 하다 보니 타 마켓과는 다른 분위기와 우리 뚱냥마켓만이 할 수 있고,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사명감들이 나를 지금까지 이끌어왔다."

뚱냥마켓은 그야말로 나비효과다. 한 사람의 착한 마음이 선한 영향력이 되어 그 여파가 뚱냥마켓 전체를 아우른다. 또 그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일 년이 지난 올겨울, 뚱냥마켓은 에너지 빈곤층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연탄 1000장을 후원했다. 기부만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1월 중으로 뚱냥마켓 셀러들과 그의 가족들은 연탄 봉사를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경력중단여성 등과 협동조합 설립에 힘써

요즘 마켓장과 운영진들은 이 특별한 프리마켓을 협동조합으로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 중이다. 김년옥 마켓장의 설명이다.

"마켓을 진행하다 보니 실력과 재능은 있지만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거나 경력이 중단된 여성들이 많이 모이게 됐다. 내년부터 체계적으로 기관의 도움을 받으면서 (사업을) 확대·진행하기 위해 마음 맞는 조합원들을 모집하여 조합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막바지 승인 단계까지 왔다. 더 많은 셀러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지역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더불어 재능있는 분들이 뚱냥마켓을 통해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
 
뚱냥마켓에는 사랑이 있고, 마음이 있고, 사람이 있다. .
뚱냥마켓에는 사랑이 있고, 마음이 있고, 사람이 있다.. ⓒ 최미향
 
마지막으로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한 뚱냥마켓 셀러들에게 물었다. "나에게 뚱냥마켓이란 무엇이냐"고. 그들은 당당하게 말했다.

빅마마: 사랑이고 정이고 희망 
더달고나: 에너지 
오늘은맑을청: 다른 마켓과 다른 형용할 수 없는 행복감 
빅마마(男): 가족 
꽃담음: 활력이 넘쳐 보기 좋다 
와니메이드: 다함께 놀러 가는 소풍처럼 느껴진다 
릿릿릿 공방: 길을 잃고 헤맬 때 잘 이끌어주는 나침반 같은 마켓 
더라라: 나를 어두운 음지에서 환한 양지로 나올 수 있게 손을 내밀어준 햇빛과 같은 존재 
도로시: 다시 만난 세계다. 코로나로 잃어버릴 뻔한 내 일을 다시 찾아주었다. 뚱냥마켓 파이팅


그리고 마켓장에게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회비 2만 원으로 뭐가 남아요?" 그럼 마켓장은 우스갯소리로 답한다. "사람이 남고 마음이 남아요"라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서산_뚱냥마켓#기부천사들#프리마켓#서산시뚱냥마켓#연탄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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