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국민의힘과 정부가 '초등 늘봄학교'를 추진하기로 한 것을 두고 일부 교원 단체가 반대 목소리를 냈다. 초등 늘봄학교는 오는 2025년부터는 학교에서 오후 8시까지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일부 교원 단체는 국가 주도의 '돌봄'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아이들을 장시간 학교에 머물게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교육적'이라고 비판했다.
충남 교사노조는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주52시간제 유연화 추진' 등 노동시장 개혁을 위해선 국가주도의 돌봄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8~10살밖에 되지 않는 저학년 학생들을 가정에서 분리해 12시간 이상 학교 내 교실에 붙잡아두는 돌봄 정책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금이라도 더 늦게까지 일하기 위해 자녀를 맡겨둘 곳(장소)이 아니다"라며 "(그 보다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교육·돌봄책임 강화를 위한 (가칭)초등 늘봄학교(전일제교육) 정책토론회'에서 이성회 한국교육개발원 방과후학교 중앙지원센터장이 한 말을 인용했다.
당시 이 센터장은 "저녁 돌봄정책은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의 학생들만 받고, 나머지 학생들은 적어도 하루 한끼는 부모와 같이 먹을 수 있도록 집에 돌려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중장기적으로는 학부모 고용 복지 정책을 조정하고, 이를 보조하는 용도로서 교육·돌봄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사노조는 "모든 초등학교에서 저녁 8시까지 돌봄을 운영한다면 이는 복지 확대가 아니라 부모들이 저녁조차 아이들을 돌보기 어려운 사회임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증거가 될 뿐"이라면서 "학교와 사회를 분리해서 생각해선 안 된다. 사회와 노동 환경을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