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옷차림이 왜 그래요?"
어느 집회 현장취재 중 안면이 있는 경찰 정보관에게 들은 말이다. 또, 시민기자 7년 동안 가장 많이 들은 말이기도 하다. "기자라고 특별하게 입고 다니는 의상이 있나요?"라고 반문하지만, 집회나 기자회견 등 현장을 다니는 기자의 행색을 보면 이같은 말을 들을 만도 하다.
변명하자면 코로나19로 그동안 운영하던 꽃집을 잠시 떠나 여기저기서 일을 하다 취재현장으로 가다 보니 행색이 딱히 깔끔하지 못하다. 어느 때는 안전화에 눌린 머리, 또 다른 때는 기자회견장에 슬리퍼를 신고 흙 묻은 잠바를 입고 가기도 한다. 심지어 장화를 신고 가는 일도 있었지만, 부끄럽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또 다른 변명을 하자면 "내가 (시민) 기자인줄 누가 알아볼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취재하는 데 옷차림이 대수냐는 것은 가만히 보니 내 생각뿐인 듯하다. 얼마 전 대통령의 출근길문답 과정에서 기자와 비서관 사이 언쟁이 있고 난 뒤, 슬리퍼를 신었던 기자의 예의(?)를 따지는 것을 보니 옷차림이 중요한가 보다. 무엇보다 다소 단정치 못한 옷차림이 <오마이뉴스>에 누를 끼친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이같은 옷차림새로 대부분 현장을 취재하다 보면, 관계자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한다. 기자라고 말하지만 좀처럼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신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웃픈' 상황이 발생하지만 당당하게 시민기자임을 밝힌다. 하지만 옷차림에 따라 취재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오직 진실을 취재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할 뿐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묘년 새해에도 작업복 차림으로 <오마이뉴스>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전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