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운 겨울입니다. 추워도 원하는 만큼 보일러를 틀지 않고 조금 추운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 나온 11월 난방비를 보니 동일 면적 평균에 비해 2만 원이나 많이 나와 살짝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일층 집의 특징일까? 기억을 되돌려봅니다. 2021년 1월에 지금 집으로 이사를 와 전 집주인의 관리비가 40만 원이 넘게 나온 것을 보고 기함한 적이 있습니다. "원래 이렇게 관리비가 많이 나오나요?"
겨울 20만 원 초반의 관리비를 내던 저에게 40만 원대는 쇼킹한 관리비였습니다. 집주인이 머쓱해하며 "제가 보일러를 하루 종일 틀어서요..."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때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캐치하지 못했고 저는 보일러를 계속 틀지 말고 아껴서 생활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결심한 대로 보일러를 아껴 틀었습니다. 그랬더니 발이 너무 시립니다. 1층 집이라 바닥이 냉바닥입니다. 사실 보일러를 틀어도 바닥이 따뜻하다는 느낌까지 올라오지 않습니다. 발을 디딜 때 차갑지 않다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내가 왜 1층집으로 이사 오면서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살짝 후회가 올라옵니다.
1층집을 살면서 나무를 정면으로 봐서 좋았습니다. 화단이 우리집 정원처럼 느껴져 좋았습니다. 엘리베이터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아 좋았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나갈 때 편해서 좋았습니다. 좋은 점이 많은 1층 집이 참 좋았습니다.
게다가 다른 층에 비해 저렴하여 더욱 끌렸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유난히 추운 겨울, 1층집 바닥이 제 발을 더욱 시리게 합니다. 결국 저는 털덧신을 신습니다. 도저히 발이 추워 견딜 수 없었습니다. 신랑은 군대 제대할 때 가지고 온 옷 '깔깔이'를 입습니다. 십수 년이 지났지만 추운 데에는 깔깔이 만한 게 없다고 합니다. 아이는 조끼를 입습니다. 괜찮다고 하는데 억지로 입혔습니다. 그래야 엄마인 제 마음이 놓이기 때문입니다.
소파에는 작은 전기장판을 놓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낮에는 보일러를 켜지 않고 엉덩이 따끈하게 소파에 앉아 있을 요량으로 시켰습니다. 이 정도면 겨울을 잘 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춥습니다. 따뜻해질 정도로 보일러를 틀 생각이 없으니 결국 단열 뽁뽁이(에어캡)를 창문에 붙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층의 겨울은 생각보다 춥고 관리비는 생각보다 많이 나옵니다. 우리 가족은 춥고 비싼 겨울을 잘 대비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