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에 연간 500만 원까지 기부 가능한 '고향사랑기부제'가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기부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기부금 강요와 과잉 경쟁 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부자 수와 금액 등에 대한 공개 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기부 소식에 대해서는 지자체마다 모두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일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고향사랑e음' 종합정보시스템(ilovegohyang.go.kr)과 오프라인(농협은행, 농축협)을 통해 고향사랑기부가 잇따르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고향에 기부하고 지자체는 이를 모아 주민 복리에 사용하는 제도다. 주민등록상 거주지(기초·광역자치단체)를 제외한 모든 지자체에 기부 가능하며 연간 상한액은 500만 원이다.
기부자에게는 세액 공제(10만 원 이하 100%, 10만 원 초과 16.5%)와 함께 기부 금액 30% 한도의 답례품 혜택이 주어진다.
전라남도 1호 기부자는 해남 출신 박광온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시정)이다. 박 의원은 온라인을 통해 전라남도와 해남군에 각각 100만 원을 기탁했다. 그는 전남도 뿐만 아니라 해남군에서도 1호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답례품은 지역 취약 계층을 위해 활용해달라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는 만큼 출향인들의 기부를 이끌어 낼 마중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무안군에서는 (유)H&C 정경태 대표가 500만 원을 기탁하며 1호 기부자가 됐다. 그는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고향 무안에 꾸준한 나눔을 실천한 향우 기업인으로, 제도 시행에 앞서 군청을 방문해 참여 방법을 문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제가 태어나고 자란 무안이 더 나은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에 참여했다"며 "기부금이 고향을 발전시키고 이웃과 가족을 위한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불어 답례품으로 제공받은 150만 원 상당의 쌀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겠다고 밝혔다.
강진군, 신안군, 장성군, 장흥군에서는 향우회가 잇따라 1호 기부에 나섰다. 차용수 재경강진군향우회장과 재경·재광·재부·재목신안군향우회, 정회걸 전 재광장성군향우회장, 김연식 재경장흥군향우회장이 각각 첫 기부자로 이름을 알렸다.
반면 광주광역시와 5개 자치구는 1호 기부자뿐만 아니라 기부자 수, 금액 등 관련 정보를 전면 비공개한다.
제도 시행에 앞서 행정안전부가 기부금 강요와 과잉 경쟁에 대한 우려를 수차례 제기한 바 있다. 별도의 기부 정보 공개 여부 규정은 없으나 광주시 역시 뜻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향사랑 기부금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접수·운용 현황 공개와 위반 사실의 공표가 규정돼 있어, 내년 2월 말 각 지자체 별 기부금 접수 현황과 사용 내역, 답례품 제공 현황 등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 북구 출신의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제이홉(j-hope, 본명 정호석)도 곧 고향사랑기부에 나선다. 제이홉은 부모를 통해 "미국에서 방송 출연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기부금을 전달하겠다"고 북구청에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권 DH글로벌·(주)드림미디어 회장도 고향 전라북도 부안군의 1호 기부자가 됐다.
부안군 상서면 출신의 이 회장은 이날 군청을 방문해 권익현 부안군수를 만나 연간 최대 한도인 500만 원을 쾌척했다.
이 회장은 2016년부터 매년 부안군 근농인재육성재단에도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고향 발전에 힘쓰고 있다.
한규빈 기자 gangstar@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