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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47년 6월 강원지사로 발령받았으나 사절하고 관직에서 퇴임하였다. 9월 28일 이승만이 조직한 독립촉성중앙협의회 산하 독촉청년연맹 전남도지부 주도 아래 결성된 대동청년단 전남도 단부 주비회 위원장에 이어 대동청년단 위원장이 되었다. 미국 유학시절의 인연으로 해방정국에서 그와 다시 연결된 것이다. 

이승만이 환국하여 정치활동을 시작하자 그를 도왔다. 1948년 5월 10일 남한만의 단독선거가 실시되고 5월 31일 제헌국회가 구성되면서 이승만이 의장에 선출되었다. 7월 20일 국회에서 대통령에 이승만, 부통령에 이시영이 선출되고 8월 15일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었다. 

나는 미국 유학시절 동지회에서 활동하고 있을 때 벌써 이승만씨와 두터운 친분이 있었고, 그 역시 내게 지대한 관심을 갖고 대해 주었다. 내가 도지사로 있을 때 그는 귀국하여 개인 자격으로 전국 순회차 프란체스카 여사를 동반하고 광주에 왔다. 당시 나는 어지러운 세정을 염려하여 그의 신변호보에 만전을 기하였고,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내가 에스코트까지 해주었던 것이다.

그때 윤석오 외 몇 명의 국내 인사들을 동반하고 다녔다. 이박사는 지나치게 프 여사의 말만을 듣고 어느 연회석에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동반했다. 뿐만 아니라 연회석상에서 주위 사람들을 꺼리지 않고 키스를 하는 등 지나친 서구적인 애정표현을 해서 주위 사람들의 뒷공론이 많았다.

나는 그를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에서 "국민들이 선생님을 하늘처럼 우러르고 있는데 부인에 대한 노골적인 애정표현은 공식 석상에서는 삼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놓고 충고를 해주기도 했다. 그는 "그렇다면 주의 하겠다"고 고맙게 충고를 받아들였다. (주석 7)

이것이 사단이었다. 이후 이승만(과 정권)의 집권기간 극심한 탄압을 받게되는 빌미가 되었다. 

그후 대통령에 당선되어 취임 축하를 하러 이화장에 갔더니 프란체스카 여사는 그 많은 축하객들 사이에서 나를 가르키면서 "서민호 저 사람이 우리 내외 사이를 뗄려고 한 사람이다"면서 불쾌한 내색을 했다.

나는 광주에서 이승만씨에게 했던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얼른 납득이 갔으나 설마 그런 말을 부인에게 해가지고 이런 모독적인 표현을 하게한 이승만씨의 인격에 의구심이 갔던 것이다. (주석 8)

얼마 뒤 김효석 내무장관이 서민호를 서울시장으로 추천하여 이승만 대통령이 내정을 했으나 프 여사와 허정ㆍ윤치영의 반대로 좌절되었다. 

이승만 정부는 집권초기부터 친일파를 중용하는 등 국정에 난맥을 드러냈다. 국민의 실망과 비난이 빗발쳤다. 서민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판단, 중앙청 집무실로 대통령 면담요청을 했다.

대통령에게 찾아온 목적을 얘기하고 인물본위로 정부요인을 등용해야지 정실에 치우치면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 진언했다. 이승만은 충고나 진언을 듣지 않았다.

"자네가 나를 충고할 생각인가? 건방진 말 그만 두게" 하고는 서류 결재판을 내던지는 것이었다. 나도 화도 날뿐더러 기가막혀서 "선생님을 위해서 하는 얘긴데 이렇게 화를 내십니까? 내일 산수갑산을 갈지라도 젊은 사람이 옳은 말 했다가 이런 모독을 당한다면 나도 생각이 있소"하면서 끝까지 '대통령각하' 등 하는 존칭어를 쓰지 않았다. (주석 9)

낭인생활을 하고 있을 때 (1949년 10월) 상공부장관 임영신의 주선으로 조선전업사 사장에 취임했다. 회사 내에 성북청년들이 자위대란 명목으로 활개치는 등 회사가 엉망이었다. 3개월 동안 본사와 지방출장소에 놀고 먹는 사람들을 정리하여 회사의 정상화에 노력했다. 


주석
7> <이 정권과의 투쟁(22)>.
8> 앞과 같음.
9> 앞과 같음.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월파 서민호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서민호#월파_서민호평전#월파서민호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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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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