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여수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의실. 여기에선 여성회원으로 구성된 여수 낭만로터리 클럽 회원들이 지난 10일 여수망마경기장에 자리한 회의실에 모여서 '선물'을 나누고 있었다. 이들은 매월 한 차례 선물을 가져와 분류하곤 한다. 여수시내 10개 동사무소에 있는 '나눔냉장고'에 채울 물품들이다.
낭만로터리 회원들이 채우는 '나눔냉장고'는 여수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민간 위원장 장영)가 처음 기획했고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체와 봉사단체가 주도적으로 돕고, 동네별로 독지가들도 물품을 후원해 '나눔냉장고'를 채워 주면 누구나 동사무소에 가서 냉장고 문을 열고 필요한 물건을 가져갈 수 있다.
다음은 여수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김민이 팀장이 말하는 '나눔냉장고' 사업 내용이다.
"지난 2020년 전남도 사회혁신 공모사업에 선정돼 처음 5곳이었는데, 해마다 늘려 지금은 10곳이다. 올해 두 군데 더 늘릴 계획이다. 처음엔 집에서 김치나 음식 남은 것을 버리지 말고 서로 나누자는 취지로 공동 냉장고가 있다면 동네에서 서로 편하게 나누겠다는 소박한 '나눔' 정신에서 출발했다.
음식이다 보니 철저한 관리가 요구돼 유통기한이나 이용 가능한 신선도 유지 같은 걸 매뉴얼화하고, 또 음식만이 아닌 생필품도 나누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시와 도 예산에서 냉장고를 채우지만, 그것으론 부족하다 보니 단체와 기업체, 동네 독지가들의 도움으로 냉장고를 계속 채워나가고 있다."
"시·도 예산에 단체 후원도... 물품 분류·배달, 낭만로터리 회원들 봉사로 이뤄져"
그는 특히 "낭만로터리 클럽은 지난 2021년도 8월부터 저희 협의체와 협약을 맺고 매월 1회 물품지원과 배달 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협의체 회의실로 본인들이 물품을 가져와서 분류해 열 군데 '나눔냉장고'에 직접 배달하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한 냉장고 기부와 운영에 따른 물품 기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여수산단 기업 한화솔루션 측에도 감사를 표시했다.
3년째 봉사중인 낭만로터리 클럽 노현자 부회장은 "저희는 매월 한 차례(두번째 화요일) 회원들로부터 물품을 기부받아서 필요한 음식이나 물건들을 열군데 냉장고로 가져가서 직접 채워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며, 자신이 맡은 여천동과 미평동으로 출동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봉사자 강선주씨는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시간을 내서 참여했다. "명절이 다가와 저는 떡국용 떡을 가져와서 나누고 있다"며, 다른 분들은 쌀, 라면, 계란, 간식용 과자, 휴지, 마스크 등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봉사자들은 회원들로부터 기부받은 물건과 자신들이 가져온 식품을 나눠서 바로 '나눔냉장고' 현장으로 출발했다.
지난 10일 봉사에 참여한 낭만로터리 클럽 회원들은 서로 분담해 10곳의 냉장고를 향해 나섰다.
기자가 동행한 코스는 신월-국동-대교-서강동 네 군데를 가는 코스였다. 그곳에는 낭만로터리 클럽 안희진, 박채희 회원이 배정되었다. 이날 다른 6군데 '나눔냉장고'는 또 다른 두 개조가 담당했다.
박채희 회원은 "직접 현장에 가다 보면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게 되는데, 배달까지 하면 필요한 걸 파악해 음식뿐 아니라 마스크나 휴지, 어르신 영양제, 건강식품 등을 준비하기도 한다"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필요한 물품을 배달하는 시간이 한 달에 한 차례 불과 두 세시간이지만 이 시간이 기다려진다. 보람된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게 된다"고 봉사의 의미를 전했다. 그는 이용하는 분들의 호응도 좋고 자주 이용하면서 고마워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여수시 월호동 맞춤형복지팀 진아영 주무관은 "오전에 채워놓으면 바로 이용자들이 오셔서 골라 가시고, 오후에 다시 채우면 또 자주 비워진다"며, 국동 '나눔냉장고'에는 협의체에서 시 예산으로 채우는 것 외에도 동네 사업자와 주민들이 도와주고 있다"고 말하며 기부자들의 명단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리하면 이는 가까운 동네에서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 쉽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나눔냉장고', 같은 동네에서 가까이 사는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나눔냉장고', 서로 어울려 사는 마을복지공동체 형성에도 큰 역할을 하는 '나눔냉장고'다. '내 지역은 내가 돌본다'는 지역사회 복지공동체는 돕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가능하다. 낭만로터리클럽의 봉사도 지역사회 복지공동체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배달까지 도왔던 안희진 회원은 "한번은 저희 회원 중에 식당하는 분이 직접 사골국을 고아서 각 냉장고를 채운 적이 있는데 인기가 아주 좋았다. 우리는 큰 돈이나 값 비싼 물건 기부가 아니라, 이렇게 생활 속에서 필요한 것, 우리가 노력해서 할 수 있는 것으로 돕는다. 그런 점에서 의미도 크고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큰 돈을 들여서 해야하는 기부였다면 지속성 있게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며, 아마 한 두 번 하고 말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물품 기부에서부터 배달까지 직접 담당하는 봉사를 여수시민들은 값지게 여기고 있다. 지난해 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아 여수 낭만로터리클럽은 여수시장으로부터 자원봉사 유공 단체 표창을 받기도 했다.
여수 낭만로터리클럽 김유남 총무는 "저희가 여수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협약을 맺었고, 우리 클럽의 이름을 걸고 하는 봉사여서 회원들이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하는 봉사다"고 평가하면서, "봉사상까지 받아서 회원들이 더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복지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