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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재라오스 한인상공회 회장 4일 라오스 비엔티안 상공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호 재라오스 한인상공회 회장4일 라오스 비엔티안 상공회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ACN아시아콘텐츠뉴스
 
이상호 라오스 한인상공회장은 1997년 처음 라오스를 찾았다. 베트남과 사업을 하던 중 이곳에 대해 듣고 방문한 것이 인연이 됐다.

이 회장은 그때만 해도 거리에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는 거의 없고 대부분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직항이 없어 라오스를 한번 오는 것도 힘들었던 시기였다(라오스 직항노선은 2011년 12월 개설됐다. -기자 주).

이제 막 개발이 시작되는 나라라서 기회가 많을 것으로 판단한 그는 이곳에서 중장비 임대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에서 중고 덤프트럭과 포크레인을 가져와 임대사업을 했다.

처음 해보는 중장비 사업은 매달 적자였고 1년 6개월 만에 덤프트럭 6대를 팔아 직원 인건비와 유지비를 충당해야만 했다. 다행히 중고 버스를 수입해 판매를 함께하면서 사업은 조금씩 나아졌다.

내륙국인 라오스에서 도시 간 이동의 유일한 수단은 버스뿐이었다(라오스는 2021년 비엔티안-방비엥-루앙프라방-중국 윈난 쿤밍을 잊는 고속철도 1035㎞를 개통했다. -기자 주). 새로운 노선이 생길 때마다 버스의 수요는 늘었다.

이상호 회장은 라오스에서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언어와 외로움이라고 했다. 라오스 말은 안 되고 한국 친구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라오스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자기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랐다. 그렇게 생겨난 것이 재라오스 한인상공회다.

2010년 설립한 라오스 한인 상공회는 라오스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 간의 친목도모와 정보교환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회원에게는 대출도 해주고 있다.

이 회장은 모든 사업이 그렇지만 라오스에서 성공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코트라나 대사관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정보를 얻고 현지화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재라오스 한인상공회 이상호 회장과 3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 라오스에는 언제 처음 왔나?

"1997년 사업차 베트남에 갔다가 라오스를 알게 됐고 그때 처음 방문했다."

- 라오스의 첫인상은 어땠나?

"당시에는 포장된 도로가 거의 없었다. 자동차는 물론이고 오토바이도 별로 없었다. 대부분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 다녔다. 개발이 덜 된 나라라는 생각에 투자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 사업은 어땠나?

"개도국에 맞는 중장비 임대업을 했다. 덤프트럭 12대, 포크레인 1대가 있었다. 그런데 안 해본 사업 분야라 적자가 심했다. 직원이 55명이었는데 운영비에 직원 월급으로 1년 6개월 동안 덤프트럭 6대를 팔았다. 이후 중고 버스를 수입해 팔면서 흑자가 됐다. 당시 라오스에서도 지방과 비엔티안을 잇는 버스노선이 많이 생기고 있었다."

- 재라오스 한인상공회는 어떻게 설립됐나?

"나와 같은 시기에 라오스에 들어온 한국인들은 비슷한 고민과 어려움을 겪었다. 라오스 말은 모르고 한국 사람 친구는 없고 사업에 어려움이 있어도 터놓고 이야기하고 상담할 사람이 없었다. 같은 목표로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새롭게 라오스에 오는 사람들은 우리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친목도모와 정보교환, 회원에게는 대출도 해줘 

- 재라오스 한인상공회가 주로 하는 일은?

"친목도모와 정보교환이다. 외국 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인이 그리울 때가 많다. 이럴 때 울타리가 돼주고 서로 힘이 되어준다. 다음으로 대출이 있다. 한국에서도 사업을 하다 보면 자금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한국이면 은행에 가서 대출받으면 되지만 라오스에서는 한국인이 은행 대출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에게 상공회에서 저리로 대출해준다. 대출은 상공회 이름으로 진행되며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투명하게 이뤄진다."

- 코로나로 라오스에서 사업하는 한인들이 매우 힘들었을 것 같은데?

"매우 힘들었다. 상당수가 관광업에 종사하고 한국인을 상대로 하다 보니 하늘길이 막히고 국경이 폐쇄되니 어려움이 상당했다. 그래서 코로나 기간에는 상공회 회비도 면제했었다."

- 요즘은 좀 어떤가?

"코로나 이전 같지는 않지만 많이 좋아졌다. 회원들과 통화하면 예전에는 한숨만 쉬었는데 지금은 바쁘다고 다음에 통화하자고 한다.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것 같아 기쁘다."

라오스 사업 전 공식적인 기관에서 상담받기를 권유

- 라오스에서 사업을 생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라오스는 가능성이 많은 나라지만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라오스에서 사업을 하려면 먼저 라오스에 관해 공부해야 한다. 6개월에서 1년 정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할 것을 권한다. 조급하게 하면 안 된다.

특히 사업을 하기 전에 코트라나 대사관 등 공식적인 기관에서 자문받는 것도 중요하다. 그곳에는 법인설립에서부터 라오스 경제 동향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여기 와서 실패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주변 지인의 말만 듣고 사업을 하는 경우다."
 
재라오스 한인상공회 이상호 재라오스 한인상공회 회장(왼쪽)과 정우상 재외한인구조단 라오스 구조단장(오른쪽), 김찬희 재라오스 한인상공회 사무총장(앞)이 회의를 하고 있다.
재라오스 한인상공회이상호 재라오스 한인상공회 회장(왼쪽)과 정우상 재외한인구조단 라오스 구조단장(오른쪽), 김찬희 재라오스 한인상공회 사무총장(앞)이 회의를 하고 있다. ⓒ ACN아시아콘텐츠뉴스
 
- 이곳에서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지화를 하라고 말하고 싶다. 앞서 말한 라오스를 이해하고 공부하라는 말의 연장선이다. 라오스에 있는 한국 사람의 상당수가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 이분들은 이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현지인을 상대로 한 사람들은 크게 타격을 입지 않았다. 내가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 사람을 상대로 장사하기가 가장 쉬울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라오스에 정착하려면 현지화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 사회주의국가인데 경제활동에 제약은 없나?

"적어도 내 경험에서는 없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사업하고 정당한 세금을 내면 사업 이익을 은행을 통해 한국에 송금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느덧 라오스와 인연이 25년이 됐다. 라오스도 많이 발전했다. 앞으로 더 발전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 한인상공회가 작은 힘이라도 됐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ACN아시아콘텐츠뉴스에도 실립니다.


#라오스#비엔티안#한인상공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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